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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Jan 12. 2021

061. 믿는다. 그러나 확인은 한다

업무를 하다 보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타 부서의 일인데 그쪽에서는 아직 처리 중에 있고  결과에 따라 이쪽 부서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아직은 오지 않은 경우이다. 여기에 미리 개입해버리면 자칫 부서 간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는 다소 민감한 사안을 말한다.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다.  직원의 지나친 공명심으로 부서 간 괜한 오해를 일으킬 만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사무소장끼리 만나 이해하고 풀긴 했으나 찝찝함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유는 보고자가 사건을 부풀려 보고 했고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마디로 그는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다.

인간에겐 인정의 욕구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생겨나는 것일까. 진화심리학에서는 인정의 욕구가 개인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했다. 아주  옛날 자연계에서 약자인 인간은 무리 지어 생활을 했었고 사냥을  때도 공동으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냥할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고기 덩어리 하나 얻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시절에 무리로부터 배척을 당한다는  야생에 홀로 남겨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죽음과도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현대이다. 어쩌면 인간은 도시에 사는 원시인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무리 지어 생활하고 있고  속에 포함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승진을 한다거나  많은 보너스를 받는  여전히 개인의 삶에 유리한 점이 많은 것이다. 이는 사냥이 끝난  역할이 컸다고 인정받던 원시인이   고기 덩어리를 차지한 것과 많이 닮은  같다.

문제는 이런 인정의 욕구가 지나쳐 사실을 왜곡할 때이다. 조직을 관리할 때에는 이것을  살펴야 한다. 자칫 실제적인 역할을  사람보다 말만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을 적당한 시기에 끄집어내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또한  사실을 알면서도 듣기 좋은 달콤한 말에 자꾸 끌리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직원 못지않게  상사도 인정의 욕구가 강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가끔 직원들로부터 낯간지러운 칭찬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해 준다. “,   듣기 좋은데.  해주라”.   마디로 대화의 상대와 서로 웃기도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경계이기도  것이다 

그간 업무상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별의별 사람을  보았다. 차라리 직설적인 사람이라면 마음은  언짢아도 흑백이 분명해서 판단에  오류는 없다. 하지만  듣기 좋은 말을 하지만 사실에 대해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은폐시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말만 믿고 일을 진행하다가는 낭패를 당하게 된다.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은 듣기 좋은 말을 듣는 것보다 들어야  말을 듣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이런 오류를 피하기 위한 리더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여기에는 예전에 모셨던 상사가 들려준 말씀이 있다. ‘믿는다. 그러나 확인한다.’ 사람을 믿지 않으면  많은 일들을 혼자서  처리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믿고 맡겨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과도한 인정의 욕구로 사실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어제는 자칫 부서 간 업무 갈등으로 비화될 뻔했지만 그냥 조용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왜곡시켜 곤란한 상황을 만들었던  직원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평가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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