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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Aug 08. 2023

나의 여행 패턴 두 가지

요즘은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핫한 것 같다. 유튜브에서만 보던 곽튜브와 빠니보틀, 윈지가 공중파에 나오더니 이제 광고를 찍고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는 단계까지 올라왔다. 코로나로 한산했던 인천공항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대만해협의 갈등과 북한의 핵 위협도 예사롭지 않지만 사람들은 어디론가 계속 떠나고 있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떠나지 말고 가슴 떨릴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아직은 다리까지 떨릴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여행에 대한 마음이 예전 같지가 않다. 한 마디로 시큰둥해졌다. 이제 익숙한 음식, 편안한 환경이 좋지 새로운 환경과 낯선 언어에 노출된다는 게 부담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좀 서글픈 일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니까. 예전에는 여행 출발 전 세세한 계획도 짜서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그저 항공권과 숙박만 예약하고 현지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는 여행을 한다. 심지어 사람 많은 관광지는 일부러 피하고 조용하지만 로컬적인 분위기를 선호하게 되었다. 이런 여행 방식이 가능했던 건 스마트폰 때문이다. 여행자들이 올려놓은 다양한 후기와  콘텐츠가 있고 현지에서도 무리 없이 통하는 번역 앱도 있어 여행이 많이 수월해진 면이 있다. 정해진 시간에 움직여야 하는 패키지여행보다는 마음대로 다니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탓에 나의 여행은 늘 현지인들의 먹거리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편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여행을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게 될 여행은 크게 두 가지 형태가 될 것 같다. 하나는 휴양지에서 늘어지게 쉬다 오는 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킹이나 대륙 탐방처럼 어떤 테마를 지닌 여행이다. 휴양지 여행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곳으로 가면 될 것 같고 테마 여행은 평소 관심사항을 정해 가면 될 것이다. 아직 실행에는 못 옮겼지만 마음에 두고 있는 테마여행이 있긴 하다. 다음은 언젠가는 가고 싶은 나의 테마여행 리스트이다.


1.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대륙횡단하며 주요 도시 탐방하기: 물론 전쟁이 끝나야 가능하겠지만.


2. 중국 하얼빈으로 들어가 훈춘을 거쳐 육로로 두만강변을 따라 러시아 핫산과 블라디보스토크로 빠져나오기: 역시 주변국 상황이 좋지 못하다.     


3. 호주 횡단열차 타고 퍼스에서 시드니로 가기: 바로 가기보다는 중간에 내려서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4. 베트남 종단 열차 타고 종주하기: 남북이 긴 나라여서 서울-부산의 5배 수준인 2,000Km 정도이다. 흥미로울 것 같다.


5. 키르기스스탄 살아보기: 물가도 싸지만 톈산산맥 자락의 자연 풍광이 너무 좋았다.


6. 중앙 유라시아 국가들 수도 탐방(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개인적 관심 때문


나의 테마여행 리스트를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섬나라에 갇혀 살아 그런지 대륙을 열차로 달리는 로망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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