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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Aug 30. 2023

중요성의 기준을 다시 세움

마지막 여름을 몰고 가는 새벽 빗소리가 요란하다. 올여름은 강렬한 무더위와 많은 비로 기억될 것 같다. 업무 정리를 위한 내부망 접속 차 지역 FC 사업국에 들렀다. 그곳은 절친인 후배가 국장으로 있어 편하게 오가는 곳이다.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간단한 보고와 정리를 마치니 퇴근 시간이 가까워졌다. 우리는 비도 오는데 막걸리나 한잔하기로 했다. 마침 학교 후배인 지점장도 합류했다. 술잔을 기울이는데 아무래도 현역인 두 사람은 회사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최근 감독원 감사도 나왔나 본데 본사 직원들의 고생이 많은 것 같았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어 좋다. 역시 책임이 없으면 마음의 짐도 가벼운 법이다.   

중요성은 상대적이다.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고, 기후환경 변화처럼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지만 가볍게 다뤄지는 일도 있다. 사실 인간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들은 결국 실패할 것 같다. 사람들은 지구의 멸망을 이야기하지만 45억 년 된 지구가 멸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만 있을 뿐이지. 그리고 인간이 없는 지구환경은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다.

요즘 나의 중요한 일들은 무엇일까?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것, 매일 글 한 편씩 쓰는 것, 콘텐츠 온라인 쇼핑몰 작업 등 이런저런 일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라고 묻는다면 약간의 주저함이 있다.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기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일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의 내 상황이 여유롭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제는 기일 내 몰아친다거나 에너지를 잔뜩 쏟아 스트레스 만땅 받는 일이 거의 없어서다. 현역에서는 속도와 결과 중심으로 중요성을 정했다면 지금은 좀 느리더라도 방향과 과정 중심으로 정해야겠다. 지금 나는 시간이란 자원이 좀 넉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궁리 끝에 중요도 우선순위를 정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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