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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Oct 21. 2023

의외로 간편한 두려움 극복법

‘회복탄력성’이라는 스테디셀러가 있다. 초판이 나왔을 때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서점에 들렀다가 내용에 꽂혀 구입한 책이었다. 저자인 김주환 교수는 전공이 뇌과학이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이 분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붓다의 가르침을 현대과학으로 풀이해주는 것 같다.


1. 두려움은 마음근력의 가장 큰 적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다. 사실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두려움을 완전 벗어낸적이 있었던가?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두려움, 영장을 받고 닥쳐올 군생활에 대한 두려움, 졸업할 즈음엔 취업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취업해서는 승진을 못해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등 산다는 자체가 늘 두려움과 함께 하는 것 같다. 내 마음속에 두려움이 제거된 삶을 상상해보면 그 자체로 편안하고 행복할 것 같지 않은가? 그러면 이런 두려움은 어디서 생겨나는 걸까? 인간은 대체 왜 두려운걸까?    


2. 두려움의 원인은 집착

여기 결혼 적령기의 한 청년이 있다. 안정된 직장에 준수한 외모에 어딜 내놔도 빠지지 않는 신랑감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어릴적 부모님의 결혼생활이 불행했던 것이다. 맨날 싸우고 서로에 대해 비난하는 가정 환경에서 결혼이란 잘못하면 큰일 나는 것으로 깊이 인식되었다. 결혼을 잘해야 한다는 집착은 괜찮은 이성을 만나더라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띄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사람이 결혼을 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결혼을 잘해야 한다는 집착을 내려두는 것이다. 그에게는 이런 조언이 필요하다. “이혼 할 수 있는 사람은 결혼도 할 수 있다.”


3. 하지만 집착은 삶의 에너지원

“내려 놓아라”는 말에 반감이 들기도 한다. 이것도 내려두고 저것도 내려두면 도대체 삶의 에너지는 어디서 얻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인류가 이렇게라도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은 누군가 대상에 대한 집착과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돈벌이에 대한 욕망, 이성에 대한 욕망, 직위나 명예에 대한 욕망 등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   


4, 집착을 다루는 법 : Preference

그러면 집착을 잘 다루어야 한다. 어떻게? 어떤 대상에 목표를 두고 나름 추구했지만 설령 성취되지 않더라도 괴롭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법륜 스님이 말씀하신 욕심과 원의 차이가 생각났다. 욕심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괴롭지만 원은 괴롭지 않다는 말씀이다. 원은 세우고 욕심은 버리라고 했다. 뇌과학으로 이야기하면 Attachment 하지말고 Preference라고 말한다. 목표는 추구 하지만 목표에 매이지 않는 자세이다. 이것을 ‘내려 놓는다’고 말한다.    


5. 잘 안되는 이유는 인정중독 때문

그런데 내려놓기가 왜 잘 안 될까? 그것은 타인을 의식하는 ‘인정중독’ 때문이다. 어떤 선택이나 결정의 시점에는 순수하게 오로지 나만 있어야 하는데 주변인들이 자꾸 떠 오른다. 자동차 구입을 예로 들자. 지금 타고 있는 차도 탈만하지만 주변 동료들이나 내 나이를 생각하면 한 단계 올려야 할 것 같다. 취업을 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이름난 곳이 아니면 주변에 내세우지 못할 것 같다. 청소년기에 진로 결정을 해야하는데 공부에 뜻은 없지만 그래도 남들 다 가는 대학은 가야겠다처럼 주변을 의식하는 심리는 의외로 그 대상에 집착하게 한다.   


6. 훈련법: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말라  

이럴 때 자신의 의식을 살펴 보면 그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거나 변명하고 있다. 무엇을 하면 하는 이유를 안 하면 안 하는 이유를 자신이나 타인에게 설명한다. 이제부터 이런 훈련을 하자. 자신의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고 변명하기를 딱 끊어내는 것이다. 이 훈련은 사소한 것 같지만 중요하다. 이를 통해 남들이 어찌 볼까하는 인정중독에서 벗어나게 되고 무언가를 목표로 진행하더라도 집착까지는 않게 된다. 더 나아가 두려움에서도 조금씩 벗어날테니 꽤 괜찮은 훈련 아닌가?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다. 그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 그리고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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