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실천적 모임이 시작되었다. 체다클럽 3기. Change or Die라는 다소 협박적인 이름이다. 변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느끼게 하지만 나 스스로는 ‘지금이 딱 좋다’는 마음이라 그냥 고유명사로 여기기로 했다. 작년 이맘때 국비지원으로 ‘온라인 마케팅’과정을 배우게 되었고 임수정 강사님의 열정과 노하우에 끌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은 빌려오면 된다. 온라인 마케팅은 업무에 필수적인 능력이지만 단시간에 숙달되기란 어려운 분야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분의 어깨에 올라타기로 했다. 체다클럽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토론하고 점검하는 실천적 세미나 모임이다.
3기는 강사님 포함 4명으로 3개월 동안 자신의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작년까지는 나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명확한 그림이 없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방향도 잡혔기에 이제는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각자의 직장은 있지만 장차 자신의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젊은 스타트업 대표들 속에 늦깎이인 내가 합류한 것이다. 일단 에너지가 넘쳐서 좋긴 하다.
12월 첫 모임에서 앞으로 자신이 진행할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PPT로 준비해 달라기에 두 개의 앱을 활용했다. ‘다이널리스트’로 얼개를 잡고 ‘감마’의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했더니 금세 깔끔한 PT 자료가 만들어졌다. 다른 이들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은 내가 은퇴 후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비즈니스만 이야기할 때 나는 가치 중심의 삶을 먼저 언급했고 비즈니스를 제일 마지막에 배치했다. 이유는 있었다. 인생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의 활용법은 각자가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나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것보다 이미 가진 것을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해서다. 그것은 건강, 은퇴 후 여유로운 시간,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 이것저것 배우고 싶은 호기심 그리고 마지막이 지속적인 소득흐름이다. 이 모임에서 얻고자 하는 바는 나의 우선순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구현해 보는 것이다.
진행과정이 좀 타이트하다. 각자의 타임 스케줄대로 매일 진척사항을 알리고 일주일 단위로 리뷰하는 방식이다. 12월 아니 앞으로 3개월간은 뭔가 내밀하게 돌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