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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Jan 18. 2021

067. 코로나 이후의 금융업

금융부문에 종사하다 보니 앞으로 코로나 이후의 금융업은 어떻게 변모할지 많은 관심이 간다. 금융이라 하면 보통 은행, 보험, 증권으로 분류한다. 나의 경우에는 은행으로 입사했지만 중간에 회사의 사업 분리 때 보험부문으로 지원했기에 은행과 보험 양쪽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당시 보험을 지원할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데 은행업의 전망을 밝게 보지 않아서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은행은 거대해진 몸집을 스스로 가누기조차 힘들어하는 공룡이 되었다. 특히 2017 카카오 뱅크라는 인터넷 은행의 출현은 우리나라 은행의 프레임을 흔드는 사건이었다. 이후 은행들은 점포들을   저렴한 2층으로 배치하거나 작은 면적의 무인점포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 출현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모바일뱅킹은  이상 고객들로 하여금 은행을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2008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청거리더니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다시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예대마진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그러면 은행의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만 다른 산업군에 비해  압력이 그리 강하지는 않은  같다.  그럴까?  가지로 본다. 하나는 은행의 주인이 모호하다. 우리나라 금산분리법은 대기업의 은행진출을 막았고 은행이 어려워지면 국가가 인수하는  공공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둘째, 은행이 속한 금융 노동조합은 금속노조만큼 강한 특성이 있다. 특정 대주주가 없는 기업적 특성과 강한 노조를 떠올리면 IMF사태처럼 은행이 외국에 팔려가지 않는 이상 자체의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그도 장담 못할  같은데 코로나라는 위기 속에서  많은 직원들과 점포들을 유지하는 고정비용을 언제까지 감당할  있을까 싶어서이다.  

보험을 선택한 나의 판단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일선 은행에 남아있던 동기들은 영업에 대한 압박으로 많이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 생각에는 은행보다는 보험회사가 영업실적 때문에  힘들  같지만 정규직원이 하는 일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보험회사이다. 일반인들은 설계사나 텔레마케터들을 접하는 일이 많다 보니 보험회사에 근무한다 하면 집요한 영업을  올리게 되지만 대부분의 정규직들은 영업 이외의 일에 종사하는 편이다. 오히려 은행원들이 예금과 대출, 카드, 보험, 펀드까지 팔아야 하는 영업사원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 보험에도 위기가 왔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영업채널이  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설계사 조직은 보험사 소속도 있지만 GA라고 하여 대리점 설계사도 있다. 보험사의 설계사는 소속 보험사의 상품만 팔지만 GA 설계사는 보험사와 상품의 경계 없이 파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위기에 직면했다. 일단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영업이 제약되고 있다. 그렇다고 보험사가 영업을 그만둘 수는 없으니 기존 대면 영업외의 전화영업, 온라인 영업  비대면 영업에 눈을 돌릴  같다. 점차 유지에 돈이 많이 드는 대면영업을 줄이기 위해 설계사 조직을 보험사 몸통에서 떼어내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 작업도   같다. 앞으로는 보험 가입이나 지급이 더욱 까다로워질지도 모른다.  모두가 보험사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금융업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가지 정도가 떠오른다. 하나는 디지털 금융이다. 앞으로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는 거대한 IT회사가 되는 것이다. 아니 네이버나 쿠팡, 스타벅스가 금융사가 될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자체 자금결제 시스템이 있고 많은 고객 데이터들이 있다 보니 금융으로의 진출이 타업종에 비해 훨씬 수월한 편이다. 또한 카카오 뱅크처럼 비대면 금융에는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할  같지도 않다. 앞으로 금융사에 입사하려면 수학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겠다.  번째는 금융소비자 보호이다. 오는 3월에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시킨 법안인데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시행과 함께 열릴 ‘금융상품 자문업 ‘금융상품 판매업시장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대면영업은 규모가 줄어들까? 웬지 아닐  같다. 자산은 20 보다 60 이후가  많이 가지고 있다. 그들은 생소한 비대면보다는 익숙한 대면을 선호한다. 사람의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믿을만한 대면의 금융상품 자문가가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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