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직장 생할의 꿀팁
인간의 뇌 영역에는 고통을 느끼는 부분(고통계), 쾌락을 느끼는 부분(보상계)이 나뉘는가 보다. 고통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되면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전투태세로 돌입하지만 쾌락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되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흥분이나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난 건 계산이나 데이터 분석 등 숫자를 대하면 고통계가 활성화된다는데 이는 숫자로 된 돈을 떠올릴 때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러니 돈을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뇌가 그렇게 되어 있나 보다. 그렇다고 살면서 아예 돈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는 늘 일정한 고통을 수반하는 일인가 보다.
약간의 언어적인 자기최면으로 고통을 줄일 수는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해야만 하는 것을 할 때 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행복감과 흥분이 더 일어난다. 그러니 사용하는 단어를 ‘~해야만 한다’에서 ‘~하고 싶다’, ‘~하자’로 바꾸는 게 좋다.
딸아이가 퇴근 후 피곤했는지 30년 넘게 직장을 다닌 아빠가 대단하다며 직장 생활을 좀 재미있게 할 방법이 없냐고 물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일찍 출근하면 된다고 하니 그게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리냐는 표정이다. 그런데 이건 내 경험상 사실이다. 같은 출근이지만 ‘오늘도 출근해야만 한다’는 마음을 낼 수도 있고 ‘출근하자’ 또는 더 나아가 ‘출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행동은 어떻게 표현될까? ‘출근해야만 한다’는 마음이면 가능한 늦게 지각되지 않게 맞출 것이다. 하지만 ‘출근하고 싶다’는 마음이면 좀 빨리 회사에 도착에 처음으로 사무실 문을 여는 짜릿함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딸은 직장이 가까워서인지 늘 시간에 딱 맞추어 출근하는 편이다. 30년 직장 경력인 아빠의 말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출근하기 싫으면 제일 먼저 출근하라는 내 조언은 뇌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뇌가 행동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행동이 뇌를 속일 수도 있다. ‘일찍 출근하네-출근하고 싶은가 보다-직장이 재밌나 보다’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