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060..시간과 공간 활용법

by 장용범

하루의 루틴이 어느 정도 잡혔다. 그리고 일상은 그 루틴을 기본으로 진행되고 있다. 은퇴 후 넘치나는 시간은 자칫 무료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일찌감치 루틴을 잡고 가끔 프로젝트성 과업들로 채우려 한 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하루를 다섯 파트로 나누다

나는 하루를 다섯 파트로 나누어 루틴을 잡았다.

아침(기상~09:00), 오전(09:00~13:00),

오후(13:00~18:00), 저녁(18:00~취침 전) 그리고 수면시간이다. 수면 시간을 빼면 활동하는 시간은 하루 네 파트인 셈이다. 이렇게 파트를 나누면 계획 잡기에 편한 면이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는 운동 등의 개인 시간, 창의적인 활동은 오전에 넣는다든지, 사람 만나는 것은 가급적 오후, 가족들과의 시간은 저녁 시간으로 한다 등이다. 은퇴해서까지 그렇게 빡빡하게 보낼 이유가 있냐고도 하겠지만 이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은퇴하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하루가 얼마나 길고 무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무료해진 시간들이 쌓이게 되면 사람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게 되고 이는 급속한 노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일상은 밖에서 보내기

활동의 종류에 따라 장소는 구분 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집은 편안한 휴식의 공간이지 일을 하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는 집을 나선다. 아무리 사이좋은 가족이라도 24시간 붙어 있으면 여러모로 부딪치게 마련이다. 은퇴하고 어디 갈 곳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이것도 만들기 나름이다.


*공유 오피스가 좋은 점

나의 경우 매일 나가는 곳은 서울의 공유 오피스나 춘천의 책방이다. 요즘은 식당의 밥값도 무시 못할 수준이라 따로 약속이 없으면 아내가 건네준 도시락을 지참한다. 공유 오피스가 카페보다 좋은 점은 인테리어는 카페 분위기인데 커피 등의 음료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도시락 등의 개인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월 장소 이용에 대한 비용 지불은 있지만 장점이 비용을 넘어서는 것 같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공유 오피스의 장점이다.

- 매일 집을 나와도 갈 곳이 있다는 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많아 공간의 활력이 넘친다. 열띤 회의나 간간이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받는다.

- OA 기기들이 갖추어져 프린트나 복사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점이다.

- 요즘은 커피값이나 식당의 밥값도 비싼데 일단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고, 개인 도시락을 먹어도 되는 환경이라 비용 면에서 월 이용료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 회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사람들을 공유오피스로 불러 만나기도 유용하다.

- 무엇보다 무언가를 하게 된다. 글을 쓰든, 책을 읽든 아니면 새로운 콘텐츠를 구상하든 주변이 모두 일하는 분위기라 나도 활동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이처럼 은퇴는 했지만 활력을 유지하는 것은 하루의 루틴이 정해졌고 매일 바깥 활동을 하는 데서 기인한다. 여기에 기본적 활동은 배움이라는 인풋과 글쓰기나 콘텐츠 제작 등의 아웃풋이다. 돌아보면 은퇴 즈음 작가가 되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지금은 인공지능 활용법같은 새로운 배움과 5060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하루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은퇴 후 삶의 질을 좌우한다. 여기서 누구와 보내는가는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점점 멀어지게 마련이니 너무 연연할 건 아니라고 본다. 곁에 오래 머무는 사람은 그 수가 많지도 않다. 은퇴 후에는 사람에게 너무 집착하지 말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이드 프로젝트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