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구, 사는 게 재미있는가?
A. 사는 게 뭔 재미가 있겠나. 그냥 사는 거지.
Q. 그래도 사는 게 좀 재미 있어야 하지 않나?
A. 그 전제가 위험한 거지. 붓다의 나르바나 즉, 열반이라는 것은 괴롭지 않다는 것이지 재미있다는 걸 의미하진 않아. 산다는 건 재미난 일도, 괴로워 할 일도 없다는 게 붓다의 가르침이야.
Q. 그런데 재미를 찾으면 그게 왜 위험한거지?
A. 매일의 시간들이 지루하게 여겨진다면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을 것이고 결국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 중독으로 갈 가능성도 있는거지.
Q. 그 정도는 아니야.
A. 만일 행복을 추구한다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분별할수 있는 자기인식이 중요하지. 그게 행복의 전제 조건이니까. 하고 싶은 것이 욕망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너의 능력이라고 하겠지.
Q. 그게 문제야.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
A.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건 아무거나 해도 되니까 좋은 거라고 하신 법륜 스님의 말씀이 있지. 나이 먹을수록 그냥 사는 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 같아. 어째 좀 고리타분해 보이는가?
Q. 대체 그냥 산다는 게 뭐야?
A. 뭐겠어. 내 경우엔 아침에 눈을 뜨면 일어나고 밥먹고 산책하고 글쓰고 책 읽거나 유튜브 보고. 오후에 운동하고 자는 거지. 가끔 약속 있으면 만나고, 할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말고.
Q. 뭐가 그래? 너무 방향성이 없는 것 아닌가?
A. 하고 싶은 게 없다면서? 나도 내년이면 환갑을 앞두고 보니 삶에 꼭 목표가 있어야 하나 싶어. 아무래도 목표가 있으면 좀 더 효율적이고 빨리 무언가를 성취는 하겠지.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빠른 인정도 받을테지. 그것도 현직에 있을 때나 이야기지.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잖아. 그리고 현역 시절 뭔가를 성취했다고 해도 나이 60세 넘어가면 도긴개긴이고 사회적 성취보다는 건강이 더 소중한 법이지. 결국 인생의 종착점은 같으니까. 지가 잘나봐야 얼마나 잘났겠어.
Q. 그렇긴 하지.
A. 그러니. 마음 편히 가지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도록 해. 정 목표가 없어 허전하다면 스스로 작은 목표라도 세워봐. 이를테면 매일 산책 가기나 술을 끊는다거나, 블로그 홈페이지를 좀 개선한다거나 같은 목표들도 있잖아.
Q. 너무 작은 일 같아서 말이지.
A.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야. 5060 글쓰기 카페 만들었다면 그들에게 뭔가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고, 유튜브 영상 같은 것도 만들 수 있고, 기관에다 내년도 강의 제안서 만들어 돌릴수도 있잖아. 되고 안 되고는 나중의 문제고 일단 과정은 재미있겠지. 할 일은 찾으면 널리고 널렸지만 무시하면 또 없는 게 일의 속성이지. 내가 보기엔 그렇게 몰아치는 생활을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 같은데.. 그건 그럭저럭 살만하다는 거겠지.
Q. 그건 그러네.
A. 뭐 그것도 나쁘진 않아. 사는 게 뭔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야 본인이 어찌 살 건 그건 개인의 몫이지. 하지만 자기 파괴를 해선 안 되지. 사는 게 꼭 재미있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봐. 처음엔 재미있던 것도 계속하면 싫증도 나지. 오히려 덤덤한 것에서 느끼는 재미가 더 오래가고 좋은 것일 수도 있어. 처음엔 톡 쏘는 탄산음료가 좋지만 그것만 계속 마실수는 없지 않겠어. 하지만 맹물은 아무런 맛이 없는 덤덤함 때문에 더 오래 가는거지. 그러니 덤덤한 재미가 좋은 것이야. 너무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다 보면 꼭 끝이 안 좋아.
Q. 아무래도 그렇겠지?
A.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