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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쑤 Apr 25. 2018

나의 동남아문화마케팅 답사기

동남아시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탐방 출장 배우고 읽고 쓰다

 ::: 당신이 생각하던 커리어우먼:::

 새장같던 학교 안에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그런 꿈이 있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서 외국 출장을 다니면서 화려하고 당당하게 공항을 활보하는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내가 어릴적 꿈꿔왔던 당찬 커리어우먼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어찌됐든 회사에서 출장이라는 것을 자주 가고 있고, 해외로 나가는 일이 잦아지고 외국인들과 한국어를 하루에 더 많이 사용하는 삶을 살고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어렴풋이 그리던 커리어우먼의 이상과 현실은 크다는 것이다. 정신없이 쫓기듯 1월을 보내고 2월의 시작날 겨우 전날 꼬박 장기 출장행 짐을 싸고 비행기에 올랐다. 

 ::: Reunited 일본팀 :::

 물론 아침밥을 거르고 일본지사 팀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비행기에 탔다. 한참 우리와 캠페인을 진행중이었던 항공사를 직접 타보게 되니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이 항공사의 브랜딩과 마케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다. 공항에 시간 넉넉히 갔던 터라 당연히 라운지에서 충분히 쉬고 아침을 먹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인원이 많다보니 이것 저것 챙겨주고 하느라 컵라면을 뜨거운 물에 붓고 면이 불기도 전에 탑승콜이 울려 아침, 점심을 꼬박 스킵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했다. 

 ::: 우리가 베트남에 온 이유 :::

 장시간 비행이었지만 그리 지루하진 않았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서 인터넷을 켜는 순간 밀려드는 메세지와 일들에 파묻혀 입국 신고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정신 없었다. 원래는 숙소에 짐을 두고 베트남 지사로 향할 계획이었지만 여차저차 교통의 문제로 곧장 사무실로 향해 미팅에 들어갔다. 공항에서는 한국이 얼마나 가깝게 있는지 심심찮게 한국의 브랜드를 자주 볼 수 있었고, 한참 논의중이었던 현지의 음료회사의 광고에 반가움은 두배, 세배가 되었다. 

::: 러닝트립, 모든 것이 배움임을 :::

 원래 해외여행을 가면 이 나라에서 정말 유명한 제품을 직접 찾아가 사서 써보는 재미가 있어 당연히 베트남에 들렀으니 베트남에서 유명하다는 커피를 사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때만해도 정말이지 베트남에서 유명한 제품들을 가득 사올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막상 베트남에서는 쇼핑은 물론이고 식사를 제대로 할 여유도 거의 나지 않을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야만 했다. 동남아에선 grab이 대세라 나도 grab을 아주 편하게 이용하였고 grab에서 나온 오토바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 출장에서의 여유와 현실 :::

 캐리어를 끈채로 미팅에 들어가기 바빴다. 전날 짐을 싸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새벽부터 공항으로 이동해서 비행기에서도 편하게 푹 쉬지 못하고 또 쫓기듯 공항에선 일을 하고 모든 상황들이 급박하게 돌아가다보니 차라리 미팅이 훨씬 편했다. 베트남 지사 동료들을 만나서 어떤 환경과 분위기에서 일하는지 살펴보고 숙소에 가서 짐만 잠시 풀어놓고 다시 일정을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잠시 셀카를 찍을 정신은 있다는게 인플루언서 마케터의 자세다. 베트남에서 유명하다는 인플루언서들을 한 자리에 초대해서 함께 문화교류도 하고 밥도 먹었다. 정말 공식적인 첫끼를 밤 9시가 넘어서 먹게 되니 무엇을 먹어도 꿀맛이고 영광이었다. 

::: 인플루언서 마케터와 인플루언서, 

국적을 떠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이 :::

 베트남 탑인플루언서/셀러브리티들과의 저녁 식사는 상상이상으로 즐거웠다. 물론 이야기하고 노느라 많이 먹진 못했지만 탑인플루언서들과 한자리에서 식사하고 친해질 수 있는 mingling타임은 누구에겐 돈주고 산다고 해도 못하는 귀한 경험이고 나에게도 역시 아시아 전지역에 잘나가는 인플루언서들과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는 진귀한 시간이었다. 한국에 대해 그들이 도움이 필요할때, 그리고 내가 그 나라에 대한 도움이 필요할때 가장 객관적으로 알려주고 서로를 위할 수 있는 좋은 인연들을 맺어 현지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생생하게 호흡하는 것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내가 의미있게 생각하는 일의 분야임을 인지하곤 한다. 확실한건 지치긴해도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긍심과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 점점 인정받을때 뿌듯함을 느낀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모르는 안전하고 편안한 집단보다 지금 당장은 늘 눈코뜰새없이 바쁘고 하루, 하루가 도전이지만 내 미래와 연관되어있는 가장 가까운 길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내 모습을 확인할 때마다 안도감을 가지기도 한다. 

 ::: #workaholic 과 책임감의 상관관계 :::

 상대를 짧은 시간내에 믿을 수 있는 genuine한 사람으로 인지시키는 것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마케터로써 가져야하는 덕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진짜 그런 사람이 되어야하며, 늘 그 자리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supportive한 자세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화려한 디너를 마치고 급하게 택시를 타고 숙소로 들어와 한국에서 밀린 일들을 했다.늘 출장에서는 세시간 푹자면 많이 잘 정도로 개인 시간은 거의 용납이 안되고 아주 기초적으로 잠자고 먹을 수 있는 시간도 편치 않다. 이것이야 말로 현실적인 비지니스트립의 현주소다. 화장 겨우 씻고 다음날 붙질 않길 바라면서 마스크팩 붙이고 뗄 수 있는 힘만 겨우 주는게 내가 여지껏 겪어온 출장이었다. 

 ::: 베트남의 아침식사, 반미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다 :::

 늘 긴장상태다 보니 잠도 아주 최소한의 시간만 자고 눈이 떠진다. 어딜가나 공사현장이었던 베트남 호치민의 아침은 이른 새벽부터 아주 분주했다. 운좋게도 숙소 바로 밑에 편의점이 있어서 언제 먹을지도 모르는 다음 끼니를 대비하여 요거트를 샀다. 다른 나라에 가면 늘 요거트를 사먹어 보곤 하는데 정말 택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급하게 나오느라 요거트 글자만 읽고 앞에 적힌 Drinking을 못 읽어서 내가 생각한 요거트와 전혀 다른 마시는 요거트를 먹으며 택시에서 툴툴거렸다. 생각보다 택시가 빨리 도착해서 회사 바로 앞에 있는 노점상에서 꿈꾸던 반미를 먹는데 정말 뭐 하나 제대로 들어간 게 없이 단촐한 반미였는데 그 고소함과 투박함에 진짜 현지의 반미를 제대로 느꼈다. 고단한 일정 사이에 이런 행복을 즐기는 순간들은 참 신기하다. 추억이 바래지면 행복한 기억만 남아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것처럼 지금도 그때를 돌이켜보면 잠시 반미를 먹으며 감동과 흥에 겨웠던 기억만 고스란히 남아있다. 

베트남이 아직 인프라 구축도 안되어있다는 것은 익히 인터넷이 좋지 않음을 들어와서 예상은 했었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서 공기라도 좋을 줄 알았는데 내내 매쾌한 공기에 목이 따갑고 눈도 빨리 피곤해졌다. 어딜가나 회사와 관련된 네이밍이면 반가워 사진을 찍는다. 

 ::: 출장다운 출장의 정의 :::

 비엣젯에어 캠페인을 이제 막 끝내고 현지에서 실무 담당자들과 앞으로의 플랜을 이야기하기 위해 비엣젯에어와 미팅을 하고 나니 세상은 좁고, 우리는 모두 인터렉티브하게 연결되어있음을 느꼈다. 아시아에 있는 현지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로써 메일로만 주고받던 클라이언트를 이제 막 실제로 마주하고 더 진취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노라면 왜 이 회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일 할 수 있는지를 헤아릴 수 있다. 현지 탐사는 필수적이다. 미팅장소와 몰이 연결되어있어 한바퀴 하고 왔는데 대부분은 미국 브랜드 그리고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1층에 꽤 많이 들어와있었다. 물론, 베트남 곳곳에 한국의 성형외과도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은 덤이었다.

 ::: 현지인들과 함께라 더 뜻깊었던 오리지날 쌀국수 :::

 베트남 지사 동료들이 추천해준 쌀국수집에서 모두 모여 쌀국수를 시켰다. 진짜 베트남사람들이 소스를 어떻게 제조하고, 뿌려 쌀국수를 먹는 방법들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고 있으니 진짜 베트남에 와있음을 느낀다. 이런 문화체험을 통해 국가별로 자주 볼 순 없지만 누구보다 한 편이 되어 자주 이야기하는 한 팀이라는 소속감과 현지 친구가 생긴다는 특별함을 발견하는 순간의 연속이다.

 ::: 진짜 베트남 음식을 맛보다 :::

 일본팀과 한국팀이 찢어져 현지 미팅들을 마치고 한나절을 꼬박 보내고 다시 저녁을 함께 하기위해 모였다. 달큰한 술과 베트남 현지음식들을 가득 한 상 차려 놓으니 바라만 보아도 든든했다. 우리는 그렇게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 그리고 앞으로 함께 나아가야할 꿈들을 같이 그리고 있었다.  누가 취하는지 눈치보는 회식이 아니라 좋았다. 물론 그런 회식은 우리 회사에선 상상할 수 없지만,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모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웃음의 의미를 찾아가는 몸은 고단하지만 정신만은 즐겁다 자신있게 말하고 있었다. 

 ::: 나를 성장하게 하는 힘, 부딪히고 견뎌내라! :::

 정말 졸리고 피곤한 하루의 끝없는 일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치민에서 유명한 광장을 찾아가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마무리했고 사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정말 숙소에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호치민을 상징하는 멋진 뷰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지만 자꾸 찝찝해져 오는 습도와 연달아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장시간 비행에 틈이 없었던 미팅 스케줄탓에 숙소로 가는 길이 가장 설레었다. 공원을 오가면서 찻길 한가운데를 모험하며 길을 건너는 베트남 현지 체험도 겪었다. 숙소에 물이 있었는데 뭔가 믿음직스럽지 못해 그 캄캄한 밤에 여자 둘이서 물을 사러 숙소밖을 나갔다오는 에피소드도 떠오른다. 그땐 정말 목이 말라서 그렇게 물을 사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용기로 그렇게 나갔다왔는지 모를 일이다.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게 된 것들을 곱씹고 있자니 내가 한뼘 또 자라있음을 느낀다.

 ::: 살기위해 뛰는 런닝머신, 프로 출장러의 숙명 :::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개인 휴가에 남미를 갈 예정이라 고산병에 허덕일 내 자신이 너무도 눈앞에 그려져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Gym으로 향했다. 캐나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할때 열심히도 다녔던 gym이었는데 이젠 숨차 죽지 않기 위해 살기위해 뛰는 러닝머신을 뛰다가 내가 베트남 출장에 와있음이 신기했다. 전쟁과도 같던 아침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짐을 싸고 태국으로 향했다. 솔직히 말하건데, 베트남 지사 동료들의 환대는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지만 그들이 알려준 쌀국수집보다 공항 라운지에서 먹었던 베트남쌀국수가 훨씬 내 스타일에 가깝게 맛있었다. nok airlines는 너무 깔끔하고 쾌적했고 내가 좋아라 마지않는 태국에서의 일정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올랐다.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의 모든 순간, 감정선, 대화들까지 모든게 특별한 기대감에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다. 태국이니까, 태국으로 가는 것만으로 나를 웃음짓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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