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ke Kim Jul 04. 2015

줄리 & 줄리아(Julie & Julia)

영화

식도락이란 무엇일까? 食道樂의 '道樂'이란 불교용어로 도(道)를 닦아 깨달음으로써 즐거움(樂)을 얻는다는 뜻이다. 거기에 '食'이 붙었으니 먹음으로 도를 닦아 즐거움을 얻는 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食'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식가와 식도락가는 엄연히 틀리다.

전설의 프렌치 쉐프 줄리아 차일드

전설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 (메릴 스트립)와 줄리아 차일드의 프랑스 요리책을 보며 365일 동안 총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는 뉴욕의 요리 블로거 ‘줄리’ (에이미 아담스)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보는 내내 행복한 감정으로 힐링이 되는 그런 따듯한 영화다. 

뉴욕의 요리 블로거 줄리

사실 이 영화 지금까지 추천해준 사람이 5명이 넘었는데 그간 자극적인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을 탐식하느라 뒤로 밀어놓고 못 보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에 문득 다시 후배가 추천해줘서 드디어 보게 됐다. 결과는 대만족! 

메릴 스트립은 낙천적인 성격의 사랑스러운 아줌마를 열연했고 맨 오브 스틸에서 로이스 레인으로 나왔던 애이미 아담스는 그 순박한 눈을 꿈벅꿈벅 거리며 귀엽게 자기 역할을 해낸다. 두 배우는 각각 시공을 초월해서 만나지만 연기 호흡은 그 어떤 영화보다 좋았다.

이영화는 에이미 아담스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정말 사랑스럽다

두 배우의 연기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그녀들의 남편과 행복한 시간을 요리와 함께 달달한 영상으로 표현된다. 그게 너무 따듯하고 기분 좋아서 입가에 계속 군침과 미소가...ㅎㅎ 개인적으로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아서 생각 날 때마다 다시 보게 되는 영화가 있는데 '줄리 앤 줄리아'는 생각날 때마다 꺼내 보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영화의 서두에 보면 줄리가 365일 동안 524개의 요리를 해서 블로그에 올리겠다고 선언하고 몇 개의 포스팅을 작성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가 전화해서 한마디 한다. "그런 짓 왜 해? 미친 짓이야"라며 하지 말라고 한다. "아무도 네가 그런 것을 하는 것 모를 거니까 중간에 하지 않아도 그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줄리는 묵묵히 줄리아의 레시피를 따라하며 그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 요리 블로거의 요리체험 리뷰형식으로 개인적인 감상을 섞어 요리를 하며 느꼈던 느낌들을 함축해서 올린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신문에 그 스토리가 실려 유명인이 되고 책을 출판하고 결국 영화로까지 나오게 됐다.(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에 뒀다.)

무심하게 지나가는 시간은 없다. 무엇이던 꾸준하게 하면 하나의 컨텐츠가 되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처음에  이야기했듯 '道樂(도락)'이란 단어는 삶에 있어 그리고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단어다. 우리가 하고 있는 대다수의 일이 처음엔 즐거워서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그것이 밥벌이의 수단이 되는 순간. 우리는 고민한다. "아~ 이거 못해먹겠네~!!"하고 말이다. ㅎㅎㅎ 즐거운 일엔 그 일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끈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영화를 보며 지금 내가 페이스북에 열심히 글 쓰는 것이 영화에 나온 '줄리'의 미친 짓과 많이 닮았음을 느끼게 됐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을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가? 바꾸어 말하자면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개인적으로 편하게 집중할 수 있기에 이런 일들에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내 행위를 알아서 거기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보다는 내가 재밌어서 하는 일에 매진하는 게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이 란 걸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됐다.

예쁜여자는 3년가고. 착한여자는 10년가고. 음식 잘하는 여자는 평생간다. 그런데 그녀는 예쁘고 착하고 음식잘하고~!

슬플 땐 배를 든든히 해야 하는 법! 

혹시 삶이 시니컬하거나 우울한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보는 것 만으로도 배가 부르고 생각이  따스해질 것이다. 깐깐한 미식가 보다 모자란 맛에서도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식도락가가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느끼길 바라면서~ Bon appétit !! ^^


이 세상 가장 행복한 인사말, ‘보나베띠’


줄리 앤 줄리아의 해외포스터



PS1 

버터는 정말 신이 내린 요리 재료다.
 

PS2 

애이미 아담스는 과소평가된 배우가 맞다. 

이런 아내라면 엎고 다닐 듯. 너무 사랑스럽다. ㅎㅎ

 

PS3

영화 포스터는 같이 올린 외국포스터가 더 예쁘다. 저 포스터에 사용된 색은 영화에 나오는 요리들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영화의 내용과 맞게 파리에서 태어난 타이포그래퍼였던 'Firmin Didot'이 만든 Didot서체로 'Julie & Julia'라고 쓰인 저 타이포 간지를 봐라. 저 예쁜 디자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