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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Kim Jul 03. 2015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

영화

(나쁜 쪽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는 배우 사와지리 에리카 양의 영화다.


"전신성형으로 아름다워진 리리코(사와지리 에리카)는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를 모두 얻는 스타가 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성형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게다가 자연 미인 코즈에(미즈하라 키코)의 등장으로 인기는 점점 떨어진다. 이 모든 걸 해결하기 위해 리리코는 잔혹한 선택을 감행한다."는 간략한 줄거리가 있지만.... 이영화는 줄거리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절정의 꽃미모를 자랑하는 사와지리 에리카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외모에 속으면 안된다. 사와지리 에리카는 마음속에 서큐버스 10마리쯤은 키우고 있는 듯하다.

한국영화로 비교하자면 미녀는 괴로워가 있는데 두 영화는 장르가 틀린 영화다. 미녀는 괴로워가 한국식의 막판 감동이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면 헬터 스켈터는 일본식의 음산함이 있는 에로틱 스릴러다. 만약 두개의 영화가 꿈이 었다면 '길몽과 흉몽'의 차이랄까?

니나가와 미카감독의 전작인 사쿠란

이 영화는 볼거리가 넘치다 못해 과분할 정도다. 감독인 니나가와 미카는 전작인 '사쿠란'을 통해서 보여주었듯 본래 직업이었던 패션과 광고의 상업 사진가였던 실력을 맘 것 발휘한다. (영화에도 감독이 깜짝 등장한다) 모든 세트는 과잉 조명으로 눈이 부실정도고 컷마다 어우러지는 오브제들의 조화는 끔찍할 정도로 디테일하다.


특히나 리리코를 대표하는 컬러인 붉은색이 나올 때는 눈이 아플 정도로 강렬한 화면을 보여준다. 거기에 일본 영화 특유의 음산함이 곁들여지면서 영화는 시각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화면을 보여준다. 사와지리 에리카가 보여주는 완벽한 비율의 전신 노출과 베드신 그리고 에로틱한 코스츔과 대사들은 영화가 마칠 때까지 관객을 비주얼 홀릭하게 만든다. (이건 직접 봐야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영화의 비주얼은 거의 마약 수준이다.)



이 영화는 배우인 사와지리 에리카의 실제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사와지리는 사실 일본에서 굉장히 튀는 연예인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뜬금없는 결혼발표 후 이혼을 하며 밝혀진 결혼서약서는 전 국민들을 패닉 상태로 만들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성행위 : 월 5회까지 무료. 초과시 1회 50만 엔.
질내 사정 : 1회에 50만 엔 벌금.
어브노멀 플레이 : 코스튬 플레이, 애널 섹스, SM 플레이 등을 희망 시 교섭 후 추가 요금.
불륜 : 다른 여성과 데이트 발각시 벌금 1000만 엔, 성행위까지 갔을 시 2000만 엔 추가.
이혼할 경우 :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할 경우 재산의 90%를 위자료로 에리카에게 지불. 양육권은 에리카 마음대로.

위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이게 결혼 서약서인지 아니면 고급 X걸의 계약내용인지 헥갈릴정도로 파격적이다 보니 당시엔 사회적인 지탄을 받으며 파장이 컸다. 거기에 결혼생활 당시 스페인 대마초전문가와 연애내용, 영화 홍보를 위해 만든 자리에서 세상만사 귀찮다는 식(베쯔니-별로)의 공식 인터뷰까지..


* 사와지리 에리카의 베쯔니 사건 정리 - http://maxidea.tistory.com/346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찍던지 그 과정 내내 막장이슈를 만들어 내어 광고나 잡지를 도배하는 그녀를 보면 이제는 그러한 막장 짓이 그녀 본연의 삶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의도된 컨샙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ㅎㅎ

미녀라기 보단 마녀에 가까운 에리카양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말해줘~'.


아마도 동화 속의 백설공주가 나이가 들어 마법의 거울에게 할 질문은 마녀였던 왕비가 했던 질문과 같을 것이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미에 대한 집착은 때로 기괴함을 낳는다. 실제 예쁜 연예인을 봤을 때 느끼는 세상과의 이질감은 아마도 모든 여성들이 바라는 미의 기준일지도 모른다. 성형을 하고 집착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결국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의 판단기준이 아닌 타인의 판단기준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난 후에야 허망한 내면의 고독을 발견한다. 화장품과 패션 등의 광고는 그 빈자리를 바늘처럼 찌르며 파고들어 이익을 창출한다. 미디어는 그런 모순들을 찾아내어 살을 붙이고 보충하고 사회 효과로 만들어 낸다. 모순의 메비우스랄까?

영화 제목인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는 허둥지둥, 당황하여 어쩔 줄 모름, 당황, 혼란, 유원지의 나선형 미끄럼틀 등을 의미한다. 아마도 감독은 주인공의 헬터 스켈터 보다 대중의 헬터 스켈터를 보여주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영화의 말미에 '젊음은 아름답이지만 아름다움이 젊은은 아니야.' 라는 대사가 나오듯 다양한 아름다움을 한쪽으로만 세뇌당하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허둥 지둥 살아가는지 되돌아 보게 만든다..


내용보다 시각적인 만족도를 우선으로 두는 여성분들, 사와지리 에리카의 누드가 얼마나 페티쉬적인 극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지 확인하실 남자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물론 내용이나 스토리텔링 상당히 매력적이다. 단지 영화에서 보이는 시각적인 자극이 너무 강하다 보니 거기에 마취되어 스토리가 조금 묻힐 뿐. 최근 지루해져 가는 일본 영화에 식상함을 느끼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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