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달과 우리의 미래
최근 온라인에서 생산되는 기사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기사들은 인간이 쓴 기사가 아니라 프로그램화된 로봇이 쓰는 기사들이다. 이 로봇 저널리즘은 초기의 우려와 달리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는 뉴스의 기본 속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뉴스(News)란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신문기사는 방금 일어난 일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써서 빠르게 배포할 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인간이 쓰는 기사는 바로 여기에서 취약점이 발생한다. 아무리 훈련된 사람이어도 기사에 대해 논리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쓰는 기사는 다르다. 인터넷에 올라온 여러 가지 정보를 대조해보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뉘앙스로 글을 다듬어 정보를 제공하는 데 몇 분(초)이 걸리지 않는다. 초기에는 짧은 기사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긴 기사까지 뚝딱 처리해 내고 있다. 앞으로 '정보'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에 로봇은 더 많은 것들을 처리할 수 있으리라 본다.
공각기동대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정보처리를 더 논리적으로 만드는 단계가 나온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전뇌(電脳)라는 개념이 나오는 데, 공각기동대 세계관에서의 '전뇌'란 인간의 두뇌를 전자화시킨 것을 말한다. 미래사회에서 인간의 뇌에 담긴 정보가 클라우드 시스템 또는 인터넷에 공유되며 임계치에 이르자 그 정보를 판독하던 AI(인공지능)가 인격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인격체의 힘이란 실로 대단해서 지구상의 모든 네트워크를 오가며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인형사는 점점 신과 같은 힘을 갖게 된다. 공동 지식의 융·복합체가 바로 공각기동대에 나오는 인형사의 정체다.
현재는 그러한 위험단계까지 인공지능이 발달되지 못했지만 아마도 10년 안에 인간과 비슷하게 사고하고 인간과 비슷하게 반응하고 인간과 비슷하게 표현하는 인공지능이 나오게 될 것이다. 크기의 문제는 기술의 발달 속도가 해결해 줄 것이다. '엑스 마키나(Ex Machina)'라는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인공지능 로봇이 나오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본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따른 미래를 예측해 본다면 단순 정보가 아닌 크리에이티브 콘텐츠의 미래예측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인간이 순수 창작한다고 믿는 많은 예술품들이 사실상 순수 창작이 아닌 기존에 나온 것을 재창조하고 분석하는 것으로도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고 있다.(Copy & Paste 여도 어떤 표현기법을 썼냐, 어떤 논리를 붙이느냐에 따라 예술이 되곤 한다) 회화의 범주에 있는 많은 예술품과 음악의 범주에 있는 감성적인 예술에까지 적용하려면 분명 어느 정도 한계가 있겠지만 디자인, 사진과 같이 일정한 룰 안에서 한정된 자원과 매뉴얼로 표현해야 하는 예술들은 발달된 인공지능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북디자인을 예로 들어 약 100년간의 디자인 자료를 모으고 시대별 선호폰트와 그리드의 일정한 비율, 색상값의 비율 조정, 기존 히트 디자인이 시장에서 얻었던 반응 등을 로봇에게 입력한 후 결과를 내어야 할 소스와 콘텐츠를 입력하고 무작위 조합을 하면 시안은 무한대로 나올 수 있다. 물론 인간의 감성을 흔들 정도로 디테일하게 디자인해야 하는 디자인들은 그 범주에서 벗어난다.
또한 사진의 영역은 더 빠르게 로봇에게 잠식당할 수 있다. 마치 작가가 찍은 사진처럼 보이는 사진이 아마추어에게 까지 저변화 된 데에는 굉장히 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이 바로 필름 없이 수백수천 장의 사진을 찍어 최적의 결과물을 선택하게 된 데에 있다. 만약 로봇에게 빛과 구도의 최적 값을 설정해 두고 찍혀야 할 피사체의 최고로 예쁜 각도를 찾게 끔 프로그래밍을 한 후 기존에 나왔던 수많은 사진들을 분석하여 최종 결과물을 내놓는 단계까지 간다면 더 이상 사진의 영역은 인간이 흉내내기 힘든 단계까지 갈 수 있다.
우리가 크리에이티브라고 믿는 대부분의 것들은 무엇을 흉내 내어 자신의 것으로 독특하게 표현하는 것에 기반하고 있다. 과연 위에 말한 대로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면 어떨까? 지금 우리가 직업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제임스 레드필드의 '천상의 예언'이란 책을 보면 인간의 기술이 최고 수준으로 발달하고 우리가 이전에 혁명이라 불렀던 모든 단계가 임계치에 이르면 비로소 인간은 '영적 혁명'에 다가선다고 말하고 있다. 이 영적 혁명이란 인간이 스스로 인간의 본질에 대해 통찰하고 철학적인 성장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며 모든 표현물들이 새로이 창작되어 인류가 정신적인 성장의 단계를 맞이한다는 이야기다.
공통적으로 발달된 기술 속에서 약간의 독특함이란 때로 남들에게 보여질 때 으쓱할 정도로 자신을 빛나게 만들지만 결국 그 기반이 약하면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와 같은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허세의 기준이 될 좋은 분기점역할을 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1. 인공지능의 발달은 이미 우리 곁에서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음
2. 노동집약적 또는 단순 노하우가 필요했던 직업은 곧 사라질 것임
3. 그러니까 어설픈 기술 가지고 으스대지 말고 공부 더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