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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Kim Jul 24. 2015

날 위한 디자인

넋두리

디자인과에 가기위해 3년
디자인과에 들어가서 4년
졸업 후 디자인일만 13년
20년간 디자인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무도 안알아주더군요.
밖에 나가면 제가 한 디자인들 널려 있고 컨설팅했던 사업체들의 상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거기에 나름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의 디자인 작업도 했는데도 말이죠..아무도 그걸 제가 했는지 모릅니다. 포트폴리오로 보여줘도 무시당하기 일수였습니다.

디자인 2년하나 20년하나 견적차이는 없었어요.
오히려 말도 안되는 의뢰에 제 경력 깎아 먹으면서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적도 많았는데 돈 못받는 일은 허다했고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지만 일은 차츰 줄었고 없었습니다.

어느새 나이만 먹어갔습니다.

사기와 제 어리숙한 실수때문에 생긴 3억원에 육박했던 빚을 갚기위해 안해본 것이 없었습니다. 시장에서 물건떼어다 좌판장사도 해봤고 힘든 곳에서 시간제 알바도 해봤습니다. 10살이나 나이어린 사장님 밑에서 머리숙여 가며 노동도 해봤고 짬날때는 대리운전을 하며 늦은밤 취객들을 상대하기도 했고 결국 노숙도 해봤습니다. 270원으로 일주일을 버티고 1kg 밀가루 한포대를 맹물에 타먹으며 한달을 버틴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 '무형유산원'이라는 기관에서 디자인 자문을 하게 되었고 제법 큰 유통회사의 디자인 디렉터도 하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가게 되었고 사업이 망하며 매몰차게 등을 돌렸던 기회주의자들은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빚만 갚고 살았습니다.
빚은 이제 1000만원 가량 남았습니다. ^^

사람들은 물어봅니다.
디자인에 미래가 있냐고.
저는 없다고 말합니다.

20년간 디자인만 하며 정말 숨차게 달린 것 같습니다.
잠시 여유가 생겨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 자신을 위해서 디자인하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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