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의! 스포일러 다량함유!!
사실 리뷰를 먼저 올려야 하는 건 초절정 에로영화 '님포매니악'이지만 님포매니악의 글을 50%정도 쓰고 머리좀 식힐겸 본 영화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영화인 '흉폭'이다. 같이 올린 사진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명하긴 부족할 듯하고 최근에 생각없이 본 영화중에 뜬금없이 가장 인상깊었기에 다른 영화 재끼고 이 영화부터 먼저 소개해 볼까한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나는 공포영화를 무지무지 굉장히 싫어한다.
이유는 예전에도 이야기 했듯 초자연적인 것을 다룬건 내가 직접경험해본 몇가지 사례가 있어서 그렇고 스플래터나 고어물, 좀비물은 그냥 드럽고 징그러워서 싫다. 특히 내 성향에 매저키스트라는 소양은 티끌만큼도 없기에 돈내고 시간투자해서 아름답지 못한걸 보는걸 굉장히 싫어한다. (영화 레드드래곤에서 한니발박사가 교향악단의 플룻주자가 불협화음을 연주하자 그것이 귀에 거슬려 그 플룻주자를 집으로 초대해서 요리를 해먹은 것과 비슷한 심리다. 무언고 하니 공포영화는 생각보다 스토리에 불협화음이 많고 특수촬영이 병신같으면 집중도가 덜어지기 때문이다. 뭐 공포영화 싫어한다면서 공포영화를 보고 고어한 상황을 상상하는 나도 이상한 놈이겠지만 말이다.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 '흉폭'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우선 시각적으로 굉장히 잘 다듬어져 있다. 그리 예산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CG나 시각효과 부분에선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색감이나 구도와 소품들의 배치는 생각외로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사용된 소품들 역시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1등급 한우 암소고기라기 보단 양념에 잘 재워진 돼지갈비에 가깝다 ㅎ)
이야기의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조이, 멀리 떨어져 있는 애인을 만나러 차를 몰고 먼 여행길을 떠난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경찰까지 연루된 갱들에게 납치되어 처참하게 집단 강간과 폭행을 당한 후 사막에 버려진다. 심한 부상으로 죽어가는 조이를 발견한 그 마을의 인디언이 주술로 그녀를 다시 살리려 하던 중 오래 전 백인들에 의해 살해 당한 아파치 인디언의 혼이 그녀의 육체에 같이 들어 오게 된다. 그리고 가장 흉폭하기로 알려진 인디언의 혼을 빌린 조이의 잔인한 복수가 시작 된다. "
라는 이야기인데 이제 고전명작에 속하는 '내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영화를 철저히 오마주하고 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와 이야기의 기본 뼈대가 비슷한데 무엇이 다른가 하면 이영화는 '캐리'에서 보여주었던 복수를 위한 폭발적인 저주와 인디언주술을 통한 초자연적 현상을 적절한 비율로 잘 혼합하여 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처절한 상황을 맞이하는 여자 주인공의 변화가 눈에 띌정도로 굉장한데 영화초반에는 늘씬하고 아름다운 모델처럼 나오던 주인공 '조'는 주술사의 강령술을 거쳐 다시 되살아 난후 완벽한 인간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기에 부패되는 육체를 두눈으로 확인하고 복수를 하면서 온몸이 파괴되는걸 직접 몸으로 겪게 된다.
인디언의 영혼을 통해 부활한다는 설정은 이소룡의 아들 브랜던 리의 유작이었던 '크로우'를 통해 익히 보았지만 크로우는 웰메이드하기 위해서 노력한 안티히어로 물(영화는 엉망진창이었음)이고 '흉폭'은 철저히 스플래터장르를 작정하고 보여준다는 점이 다르다. 인디언식으로 목을 자른다던가, 살아있는 상대방의 내장을 뽑아 버린다던가, 근접거리에서 수십번의 칼빵이 오고간다던가,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상황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던가 하는 점은 최근 본 장르영화중 단연 탑클라스의 잔인함이다. 또한 스플래터 장르에서 살인을 자행하는 쪽은 대부분 주인공이 아닌 미치광이 살인마 들인데 이영화는 초반에 주인공을 강간 살해한 나쁜놈들이 불쌍해질 정도로 주인공 '조'의 복수가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그리고 흉폭하게 몰아친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주인공의 복수가 마무리 되었을때 그 끝이 얼마나 처절하고 슬플지 이야기가 중간을 지날 때쯤 감지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몸에 들어온 인디언의 영혼은 자신의 몸주인 주인공이 어찌되던 상관하지 않는다. 인디언들을 몰살시킨 백인들에 대한 미칠듯한 복수심으로 인해 주인공이 총을 맞던 칼로 팔다리가 날아가던 목이 부러지고 내장이 뜯겨 나가 그 뱃속에 모래와 자갈을 채우고 테이프로 대충말아버리는 고통스런 상황을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의 말미에 모든 복수를 마치고 재정신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그렇게 기다리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지만 무덤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죽여달라고 애원한다. 이미 부패된 시체보다 더 만신창이가 된 주인공을 마주한 남자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더이상 되돌릴수 없음을 인정하게된다. 결국 남자친구의 손으로 주인공을 불태우며 영화는 끝난다. 크흑 ㅠㅠ
공포영화에도 여러 장르가 있지만 이 영화는 공포물 중 스플래터장르에 굉장히 충실한 영화고 내러티브없는 무차별 살인이 아닌 인과관계가 분명한 아주 쫀득하게 감칠 맛 나는 영화다. 특히 주인공이 초반에 보여주는 순박하고 아름다운 매력(영화초반에 정말 이쁘게 나온다)에서 부터 복수의 전사로 거듭나고 시체(영화후반엔 정말 무섭게 나온다)가 되어가는 과정은 이전의 어떤 영화에서 볼수 없었던 처절한 에너지가 넘친다.
식상한 공포영화에 지친분들과 '쏘우'와 같이 독특한 공포영화를 찾는분들께 추천한다.
더러운거 못보거나 귀신이 무서운분은 절대 보지 말 것!!!!
깜짝 놀랄만한 잔인한 장면이 굉장히 많고 다보고 난후 악몽이 뒤 따를지도 모른다. ^^;
PS. 이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가 3개월간 계정 정지를 당했던 글입니다. 브런치에선 자유로울지 궁금하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