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닭' 소송 기사에 대한 반론
우선 기사를 읽어주셨으면 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40430.html
그런데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화가 나는 기사다.
사실 잘못된 것은 '루이뷔통'이 아니라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루이비통닭'쪽인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유명 상표를 무단 도용하여 사용하였고 1차 경고를 무시한 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2차 경고시 벌금형이었는데도 바꾸지 않았다.
2. 분노의 대상을 루이뷔통 쪽으로 돌리고 있는데 그 분노는 처음 상표권에 대해 잘못 조언했던 변리사에게 물어야 한다.
3. 현재는 조금 바꾸었지만 원래 '루이비통닭'측의 로고에 사용한 서체는 푸투라(Futura) 였다. 이는 루이비통의 레터링과 똑같은 서체이며 조금의 변형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바뀐 것도 마찬가지다. 서체를 소문자로 변형하였지만 모노그램 중 일부는 그대로 사용했다. 단순 도용이 아니다.
4. 또한 '루이비통닭'의 배달용 패키지에는 '루이뷔통'의 모노그램(VL과 고유심볼로 만들어진 패턴)이 그대로 사용(조그맣게 D를 붙이긴 했음)되었는데 모노그램 뿐만 아니라 루이비통이 패키지에 사용하는 아이덴티티까지 그대로 사용했다. 이것은 도용 수준이 아니라 굉장히 질 나쁜 도둑질이다.
5. 1450만 원을 한 번에 낼 수 없어서 100만 원씩 나눠서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그걸 루이비통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다.
현재 법원에서 통보한 벌금의 분납 가능자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의 수급권자,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의 차상위계층 중 다음 대상자, '의료급여법'상 의료급여 대상자, 한부모가족지원법'상 보호대상자, '자활사업' 참여자, 장애인, 본인 외에는 가족을 부양할 자가 없는 자, 불의의 재난피해자, 납부의무자 또는 그 동거 가족의 질병이나 중상해로 1개월 이상 장기 치료를 요하는 자, 기타 부득이 한 사유가 있는 자로 한정되어 있다.
루이비통이 분납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위 사항에 부합되지 않아 한국 법원에서 분납이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6.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변리사는 “요식업과 패션 브랜드 업체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상표 사용 판단에 있어 법원이 글로벌 기업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라고 했는데 이런 논리면 우리나라의 순수 패션 브랜드의 네이밍과 로고를 중국의 길거리 밥집이 사용했을 때 그 법적 책임은 어떻게 물을 것인가?
7. 패션 브랜드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생각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거기엔 품위유지비에 해당하는 고급화 전략이 뒤따르는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그렇게 구축된 고급스런 이미지를 통닭집이 무단사용한다면 좋아할 브랜드가 어디 있나? 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패턴 디자인을 디자이너의 상의 없이 '엿' 브랜드에서 똑같이 사용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8.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버버리 찰떡'에 대해 '버버리'가 손해배상에 대한 소송을 제의했는데 '버버리 찰떡'측은 '버버리'가 '벙어리'의 안동지역 전통 사투리고 먹으면 너무 맛있어서 벙어리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주장해서 소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로고나 아이덴티티에 해당하는 패턴을 사용하지 않았고 '버버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버버리 찰떡'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9. 디자인 도용 사례를 보면 때로 말도 안되는 것까지 도용으로 들먹인다고 할 만큼 꽤 디테일하다. 알려진 소송으론 애플 상품에 사용되는 모서리의 둥근 라운드 값을 삼성이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한 소송이었다. 애플은 2010년 모서리의 둥글기에 대한 수치를 특허 등록(D-667이라 부름)했고 삼성에게 그에 대한 도용으로 1심에서 10억 5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으나, 이후 평결 검토 등이 진행된 후 9억 3000만 달러로 줄어들었고 이후엔 5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수준에서 소송이 마무리됐다. 나머지 3억 8000만 달러는 무효화되었다.
10. '프라닭'은 되고 '루이비통닭'은 안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송 이후에는 '프라닭'이건 '닭스'건 로고 디자인을 도용하였거나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사용했다면 모두 소송의 사정권이다.
대기업이 동네가게 카피할 때는 난리 치던 사람들이 이제는 동정표를 보낸다. 그런데 작은 가게가 훔친 대기업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봐줘야 할까? 엄연히 다른 사람이 힘들게 많은 돈을 들여 쌓아놓은 크리에이티브를 훔쳤으면 그냥 조용히 벌금 내고 끝내거나 수정하라고 할 때 제값 주고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야 하는 것 아닐까? 자기돈 1450만 원은 아깝고 남이 그것을 개발하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불한 수천억은 아깝지 않은가?
괜히 엄살 부리지 마라. 당신은 충분히 잘못했다. 도둑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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