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특권인 냥 누리던 나의 우울함.
너에겐 그저 5월 중 단 하루의 우울함이었겠지만,
나에게는 하루를 깨우는 일상의 우울함이었다.
나 역시 그것이 하루의 우울함이기를,
단 하루의 향수이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다 쓴 일기장이자 5월의 영정사진 이었다.
누군가에겐 단 몇 분 혹은 몇 시간, 하루 정도에 지나지 않을 이야기가
다른 이에겐 평생의 기억을 좀 먹는 치부일 수도 있음을.
‘왜 몰라주는 거야?’라고 화를 내기엔
너무 지쳐있었고
화를 내도 주변 사람이 이해하기엔 나이가 너무 어렸다.
내 이야기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이들의 빛을 흐리게 하는 진흙일 뿐이었다.
그래서 말하지 않다 보니,
나는 어느새 영영 말할 수 없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누군가에게 나를 이해시키려 하지 않아도 됐고,
이해시키기 위해 적절한 단어를 찾을 필요도 없게 되었다.
살 것 같았다.
비로소 나는 살 것만 같았다.
그것이 또 다른 나의 종말인 줄도 모르고, 이제 살 수 있게 됐다며
하얀 밤거리를 총총거리며 뛰어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