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번 오는 날이 있다.
4년에 한번 오는 날이 있다.
그런 날, 누군가와 인연을 맺었다면
그 인연 한번 참, 지독하다, 하겠다.
흔히들 맞이하는 1주년 기념을 맞이하지도 못한 채,
줄곧 불완전한 4계절을 함께 맞이하며,
완전한 1주년을 기다리는 그 인연은
참 지독하겠다.
4년 전 그날은 날이 어땠던가,
조금은 날이 풀렸었던가.
떠올려 보면
비교적 기억이 뚜렷하다.
저물어가는 겨울이 마지막 심술을 부렸다.
낮에는 꽤나 따뜻하고,
아침과 밤으로는 바람이 꽤나 냉랭한.
그런 날이었다.
그 날도.
저물어 가는 겨울과 달리
남들보다 유독 빨리 봄을 맞이하던.
나에게는 그런 날이었었는데, 하고
문득, 그 날을 떠올려 본다.
불완전한 4계절을 맞이하면서도
행복했지만,
완전한 1주년을 기다리며
설렜지만,
결국 그 열매는 꽃을 피워보지도 못했구나.
완전한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꽃 봉오리가 시들어버렸다.
그래도 그 시들어버린 꽃 봉오리,
4년에 한 번씩은
꽃이 피기 직전의 아름다움을 발하겠구나.
또 4년이 흐른 뒤,
2월 29일에 만나,
피지 못한 꽃 봉오리야.
나에게는
꽃 봉오리로 남은 시간들이
당신에게도 역시
꽃 봉오리로 남아있을까.
그저 시들어버린
죽은 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