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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미 Feb 12. 2016

그런 기억.


졸업식이 다가온다.

27일.

문득 익숙한 숫자라고 생각이 들 때쯤,

나는 그것이 어째서 내게 익숙한지를 금방 알아차렸다.


늘 부산스럽게 준비하던 누군가의 생일이었으므로.

항상 이맘때쯤은, 양 손에 가득 쇼핑백을 들고

그 누군가를 만났었다.


누구나가 그러하듯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그런 기억들이 있다.

그런 기억들은

늘 필연적으로 찾아와, 스며든다.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어느 순간 찾아와, 마음을 두드리곤 한다.


문득 눈 떴을 때 찾아와

하루를 깨우기도 하고,

일상 속에 찾아와

발걸음을 늦추기도 하며,

잠들기 전 찾아와

하루를 잠 재우기도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그런 기억들은,

간직하고픈 기억일 수도,

잊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던,

그런 기억들은

다 쓴 일기장 같다.


오래전 시간을 기록한 듯,

불투명하지만 분명하게 존재했고

때때로는 생생하게 떠오르니깐.


쉽게 버릴 수는 없고

자주 펼쳐보지는 않지만

늘 방안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 쓴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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