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했다, 그때 그 광경은.
희한했다, 그때 그 광경은.
4호선으로 갈아타는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역, 그 지하철 안에서.
닫히는 지하철 문 사이로
커플,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아기와 동행한 엄마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꼬리물기를 하듯 서로의 허리를 잡고
지하철을 간신히 탔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탄 탓에 모두가 부대끼고,
지하철 안은 굉장히 어수선하였다.
그때, 나는 보았다.
모두의 웃는 얼굴을.
순간 나는, 지하철을 급히 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모두가
“중국인 관광객들인가”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아니고서야 그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인파가,
서로의 몸을 부대끼며 웃고 있을 리 없다고 여긴 것이다.
만원 지하철,
어른들의 다리 사이로
어린 꼬맹이는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
그때 또 한번, 나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어린아이를 자신의 품과 다리로 지키는 여학생의 모습이 보인 것.
“저 여학생의 동생인가”하던 찰나에,
아이의 엄마는 따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허리를 잡으며
밀고, 부딪히는데도
모두가 웃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부쩍 지하철을 많이 탄 나는,
내가 지하철을 탄 이래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이제야 보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불편하고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모두가 웃고 있었는지.
잠깐 이 곳은 다른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모두들 사랑하고 있는 얼굴이다.”
모두,
아마 모두.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으리라.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분명 사랑받고 있을,
모르는 사람에게,
표정 하나 함부로 찡그릴 수 없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