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가 그리워 박차고 나온.
이틀에 한 번은 나만의, 아늑한, 공간이 되는 그곳.
그곳은 늘 차갑고 이성적인,
이성만이 가득한 곳이다.
철없는 가벼움으로 무장한 채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갔었지.
자유를 만끽하며 신나 있을 때 나는 돌에 맞았다.
하나의 사람이 박제된 듯 걸려있던 옷을 보고는,
나는 돌에 맞았다.
돌에 맞은 나는, 피가 흐르기도 전에,
피가 맺힐 즈음에 지진.
어, 지진이다.
7도 지진.
지진은 나를 흔들어 삼킬 듯이 위이 이잉
엉망이다,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뭐가?
어울리지가 않잖아, 저 벽에 저 박제는.
뭐가?
어울리지가 않잖아, 저 옷에 그 박제품은.
뭐가?
주룩, 한 방울.
그제야 피는 흘러내렸다.
어, 멈췄다, 지진.
아, 어리석어라.
처음부터 없었다.
지진도, 돌멩이도, 내가 맞은 돌도. 내 피도.
그곳엔 오직 철없는 소녀와
“현”이 난무한 잘못된 이름표.
하나의 사람이 박제된 듯 걸려있던 옷,
그리고 잘못된 이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