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콘크리트네
-사실 이렇게 된 부분들은 다 비용 절감하려고 그런 거거든.
네가 내게 했던 말들이다.
저 두 문장이면 너의 직업을 유추하긴 충분하다.
낯선 곳의 인테리어나 벽을 두드려보며
곧잘 진단을 내리던 네가
어째서 내게는 진단을 내리지 못하나 했다.
내가 낯설지 않은 탓일까.
풀어헤친 옷보다도 노출된 것은 또 무엇일까
너는 너의 어떤 부분을 절감하려고 나에게 집 짓지 않았나.
왜 부실공사였나.
시간을 절감하려 나를 어루만져보거나 두드려보지 않았나.
-원하는 집이 있다면 만들어줄게,
라고 했지만
원하는 마음을 만들어주진 못했고
나는 곡선이 있는 집을 원한다고 앵앵 댔지만
곡선이 있는 안녕을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