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중 불빛이 깜빡이는데
누구의 발길도 들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사실 좌석이 다 차야 불빛이 꺼지는 가게다.
좌석이 차면 영업 중 글씨는 불빛을 잃고
그들은 온전히 고립된다.
이 가게, 사람 잘하네.
- 음식은 못하지만 사람은 잘하거든요.
주인장은 늘 화려한 귀걸이를 한다.
걸을 때마다 찰랑 거리는 귀걸이를.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면 모든 이의 시선이 한 번쯤은 머무는, 그런 귀걸이를 한다.
근데 나는 귀걸이 찰랑거릴 때
열쇠 소리 같은 거야, 그게.
사실은 그 주인장 언제든 문 열어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재빨리 문을 열어주고 싶어서, 응?
그래서 열쇠를 귀에 걸고 다닌 거 아닐까 싶어.
주인장, 사람 잘하네.
귀걸이 뺀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 말이야?
본 적 있지.
웬일로 걸어오는데 아무 소리가 안 들리더라고.
그런데 묻기도 전에 말하는 거야.
간밤에 꿈을 꿨는데 그 귀걸이 잃어버렸다고.
꿈 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겠냐고 하겠지만
꿈에 그리운 사람이 나왔다고.
그때, 잃어버린 것 같다고.
이해가 되질 않았지.
사실은 그 주인장,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듯싶어.
이 세상에서는 시간이 흐르질 않아서
결국, 결국.. 결국
-그건 매일 밤 네 꿈속에서, 네가 본 여자 이야기잖아.
응?
그랬던가, 내 꿈이었던가
하며
근데 내가 그 얘길 한 적이 있던가?
단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
그것을 나만 모르는 그 가게로 힘껏 걸어간다.
찰랑.
귀걸이가 내 걸음만큼이나 힘껏,
찰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