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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말서
사랑 아닌 것들, 부제: ㅇㅇ
by
서미
Jun 30. 2020
돈이 없어 동네 강을 보석함으로 쓴다는 여자를 알고 있다.
엄마 젖이 모자란 아기가
더 먹을 것이 없나 눈알을 굴리다 울음을 터뜨리듯,
그녀는 oo이 모자란 날이면
눈알을 굴리다 강으로 달려가 보석들을 몸에 끼운다고 했다.
강가에 허여멀건 손을 넣고
앗, 차거 앗, 차거
하며
반짝이는 것들로 몸을 치장하는 그녀를 상상하곤 했다.
허여멀건 손이 강물을 휘적거릴 때면
출렁거리는 물살이 꼭
그녀를 삼킬 것만 같아
나는 oo하지 못해 미안해
oo하지 못해 미안해 oo하지 못해 미안해 미안해
oo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만큼
구체적으로 파괴되는 언어가 또 있을까,
잔뜩 젖은 삶
을 사는 그녀가
내게 익사의 삶을 산다는 말을 건넨다.
익사의 삶 속에서도 찢어질듯한 고통은 있고,
-얼마만큼?
-당신이 허여멀건 손으로 강물을 휘저을 때 생기는 출렁이는 물의 주름만큼
(그 주름만큼이나 사랑하고 있다고_)
아니 근데 당신,
그거 사랑 아니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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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
사탕처럼 녹여먹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두고 먹을 수 있고 시간 지나면 끈적하기도 한, 사탕 빼면 사랑 남는 글이요. 사랑 빼면 당신 남는 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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