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노트북을 켜고 자리에 앉았다. 무엇이든 써야겠다는 결심이 섰기 때문이다.
글을 쓰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것만 같던 시절이 있었다.
언제까지고 나는 그런 사람이겠지, 하고 글쓰기와 나를 꽤나 필연적으로 생각했던 탓이다.
이젠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행동에 정적이 생긴다.
그래, 일기를 쓰자.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무엇을 쓰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면, 일기를 쓰자.
무엇을 쓰려고 하지 않아도 내 하루는 늘 존재하니까. 오늘도 이렇게 끝이 나고 내일은 또다시 시작되니까.
다시 글이 쓰고 싶어졌다.
내 생각을 적어 내려간다는 것이 이렇게나 내게 거리감 있는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지만 일단은 내 결심부터 돌보기로 했다.
그래, 일기를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