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16. 일기는 왜 미루게 될까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무언가 생각해보기

by 제인더베스트

매일 일기를 쓴다.

아니, 쓰려고 노력한다. 되도록이면 그날 있었던 일들을 그날 밤에 정리하고 싶어서 미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마음은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3개월쯤 되면 슬슬 사라지기 시작한다.


작년 이야기를 하자면,

매년 초에 다이어리를 산다. 화려하고 그림이나 디자인이 많이 되어 있는 다이어리보다는 모노톤의 심플한 디자인의 다이어리를 선호한다. (조잡한 건 딱 질색.) 작년엔 각 달마다의 캘린더 뒤에 일 별로 일기를 쓸 수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칸의 다이어리를 샀다. 1월, 2월, 3월... 일기를 꾸준히 쓰다가 계절이 바뀌며 점점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2020년의 다이어리는 8월을 끝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사실 그 후로는 휴대폰에 그 날의 키워드를 메모하며 나중에 일기로 옮기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안 하고 있는 거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올해도 다이어리를 샀다. 매번 쓰는 다이어리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대신 올해는 모눈종이 콘셉트로 샀다. 나름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달까. 다행히 아직 1월이기에 아직까지는 어찌어찌 일기를 쓰고 있다. 쓸 내용이 없어도 무언가를 채워 넣고 있다. 이대로 연말까지 쭉 간다면 좋을 텐데... 사실 지난주부터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3일분의 일기를 휴대폰에 적어놓고 하루에 몰아 썼다. 원래 밤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일기를 쓰는데, 몰아 쓰기 시작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히 적고 있다. 이래서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게 좋다. (합리화)


몰아 쓸 때마다 '오늘은 꼭 밤에 써야지'하는데, 쉽지 않다. 인간이란.... 적응의 동물이다. 게으름에 적응해 버리니까 자꾸 부지런함을 뒤로하게 된다. 쇼핑이나 좋아하는 활동은 미루지 않으면서 일기는 내 의지로 시작해놓고 왜 미루게 되는 걸까. 올해는 꼭 작년처럼 빈칸으로 두지 않도록 부지런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 마음이 슬슬 무너지고 있다. 나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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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씨를 쓸 일이 많이 없어져서, 모든 걸 컴퓨터나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로 대신하고 있기에 펜으로 글씨 쓰는 게 귀찮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글씨체도 점점 안 예뻐지고, 한 획 한 획 쓰기도 귀찮고. 게을러진 게 확실하다.


귀찮아하는 버릇(?)을 고치고 싶다. 어렵겠지만. 꼭 하루의 마무리는 일기 쓰는 걸로 또 혼자 약속하고 게으른 나 자신을 반성해 보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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