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하고 COOL하게 이겨내기
신입사원이 되면 수많은 궁금증이 폭발한다.
"글자 포인트를 왜 여기에 맞춰야 하는 거지?”
“무슨 내용으로 빈 공간을 채우지?”
“이거 이렇게 해서 보고하면 되는 건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머릿속에서 궁금증으로 질문들이 요동친다. 운이 좋아 천사 같은 사수를 만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질문이 생길 때마다 그에게 확인받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사수가 비교적 한가해 보일 때, 조심스레 다가가 1~2개의 질문만 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나름대로 궁금증을 해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상사에게 보고하기!
책상에 앉아 10번도 넘게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한 후, 심호흡을 크게 한번 들이쉬고 상사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보고서를 들이민다.
정적이 흐르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상사는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 마구잡이로 보고서 수정에 들어간다.
“뭐야. 이렇게 하라고 진작 알려줬음 되잖아.?” 당장이라도 불평을 쏟아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한숨을 내뱉으며,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심각하게 신입의 보고서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그와의 시간이 빨리 종료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더 반복되면, 이제 보고하는 일은 차치하더라도 회사생활의 사소한 모든 일들에 자신을 잃어가게 된다. 전화를 대신 당겨 받는 일, 서류를 복사하는 일이나 하다 못해 점심메뉴를 고르는 일조차 중요한 미션으로 느껴진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수많은 노력을 통해 들어오게 된 직장에서 꿈은커녕 제대로 된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하루하루 “버티는”생활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오게 된 거지.
과연, 진작 알려주지 않은 내용으로 신입의 보고서를 마구잡이로 수정한 상사가 잘못된 것일까?
주변 동기들은 잘 지내는 것 같은데 나만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고, 남들은 접하지 않는데 혼자서만 마주하는 난관도 아니다. 회사생활을 막 시작할 때쯤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어려움이다. 집보다 회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당신의 부장님도 본인만의 흑역사를 간직하고 있을게 분명하다.
보고서로 한 소리 듣고 첨삭받는 것은 그 횟수를 줄여 나가면 그만이다. 많은 회사원들이 그렇게 성장하며 ‘신입’을 지워 나간다.
언젠간 추억이 될 눈앞의 작은 어려움 따위 Fun 하고 Cool하게 넘겨보자.
조급함, 두려움, 불편함을 조금씩 덜어내다 보면 어느새 베테랑 '월급쟁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