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기요? 여기에다 대고 말하면 되는 거죠? 네? 네, 그럼요. 동의해요. 녹음해도 상관없어요. 정식 기록을 위해 필요한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럼요. 당연히 해야죠. 네, 아까 말씀드린 그대로예요. 분명히 제 의사로 명확히 밝힙니다.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지났고, 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이곳에서 허락해 주시면 저는 계속 있고 싶습니다... 됐나요?
한 달 동안 어땠냐고요? 좋았어요. 무척 좋았어요. 그런데 좀 어리둥절하기도 해요. 아직 잘 믿기지도 않고요.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게, 이렇게 편하게 있는 게 사실인가 싶어서 긴가민가 할 때가 많아요. 네? 아, 그건 의사 선생님이 어제 진단하신 내용이 맞아요. 빨리 회복이 되었어요. 흉터는 아직... 여기 보이시죠? 여기도? 아물기는 빨리 잘 아물었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흉터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네요. 상관없어요.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닌데요, 뭘. 항문은 아직도 많이 쓰라려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그쪽은 다 나았다고 하셨으니깐요. 그냥 제 느낌인가 봐요.
아직도 밤에 꿈을 많이 꾸거든요. 변함없이 그 장면이 나오고, 일어나 보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어요. 기억하기 싫은데, 몸은 안 그런가 봐요. 그러니깐, 몸은 잊어버리는 데 시간이 걸리나 봐요. 저를 둘러싼 그 아이들 얼굴도 기억하기 싫은데, 꿈에는 아주 생생하게 나오거든요. 왜 그럴까요? 제일 괴롭히던 2명, 그 애들 얼굴이 너무 자세히 보여요. 그곳에서 탈출하기 전, 그러니깐 기절했다가 깨어나서 바로 탈출했던 날. 그 2명이 다른 아이를 하나 더 데리고 왔죠. 셋이서 저를 때리고, 오줌을 먹였어요. 팬티를 벗기고, 또... 아, 이 이야기는 처음 왔을 때도 했으니깐, 더 안 할게요. 아무튼 그 애들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서 보여요. 너무 생생해서 도망가고 싶은데, 저는 움직일 수가 없죠. 일어나 보면 꿈이라 너무 다행이다 싶어요. 그렇지만 팔다리도 아프고, 항문도 아프고... 얻어맞은 건 꿈에서 일어난 일인데, 어떻게 꿈에서 깼는데도 아플 수 있는 거죠? 네? 맞아요. 아침에 다시 일어나면 아픈 건 없어요. 네,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아무래도 제 느낌인가 봐요. 뭐, 그래도 한 달 전보다 지금은 훨씬 꿈을 덜 꾸니깐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나아지겠죠.
네, 그림도 계속 그리고, 동영상 수업도 듣고 있어요. 수업은 솔직히 그렇게 재미있진 않지만 들을 만해요. 그림은 아주 좋고요. 네, 앞으로도 계속 더 열심히 해보려고요. 감사합니다.
네? 보호자 조사하신 거라고요? 네... 네... 보호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나 뭐 이런 거라고요? 지금 읽을까요? 네...
흠... 뭐, 별로 놀랍지 않네요. 제가 도착했을 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거기서 탈출한 게 처음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학대나 폭행 사건은 더더욱 처음이 아니었고요. 제가 거기서 산 게... 그러니깐, 어디 보자, 한 3년 있었네요. 2번 엄청 크게 폭행이 터져서 경찰도 오고, 뉴스에서도 취재하러 오고 그랬어요. 그런데 저희 엄마나 아빠, 다 절 안 데려가셨어요. 첫 번째는 아빠가 전화 한 번 하셨더라고요. 넌 괜찮냐며, 그게 다였죠. 엄마는 그런 뉴스가 나도 모를 거고요. 뉴스를 볼 사람이 아니거든요. 뉴스를 봤다 한들, 그게 제가 있는 곳이라는 것도 모를 거예요 아마.
이제 다 되었나요? 아, 여기에다 서명하라고요? 어디 보자... 네... 네... 여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