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실 - 여, 13세

인터뷰

by 마싸

안녕하세요? 네, 네, 맞아요. 저는 설명을 다 들었고, 녹음해서 정식 기록에 남는 것에 동의합니다. 이곳에 온 지는 한 달 되었고,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더 있고 싶습니다... 됐나요?


한 달 동안 어땠냐고요? 너무 좋았어요. 처음엔 좀 불안했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요. 방도 너무 좋고요. 책 읽고 만화 그리는 것도 너무 좋아요. 저는 꼭 만화가 해 보고 싶거든요. 아... 그 그림들이요. 알아요, 좀 어둡죠? 그런데 그렇게 막 그리고 나서 다 찢어 버리고 나면 속이 좀 시원해요. 그래도 여전히 오빠는 무섭지만요. 아빠야 감옥에 있지만, 오빠는 나이가 어려서 소년원으로 갔잖아요. 1년이면 나온다고 해서... 그전에 집을 나와야 되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리고 할머니와 같이 사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요.

할머니가 매일 저를 때리면서 욕을 했거든요. 다 네 년 때문에 니 아빠와 오빠가 감옥에 갔는데, 너는 이렇게 밖에서 처먹고 다니니깐 좋냐고... 아, 뭐 사실 할머니니깐 힘도 별로 없고, 그렇게 아픈 건 아니에요. 그냥 스트레스가 쌓이는 거죠. 저도 같이 소리를 막 지르고, 대들었죠. 니 아들이 나를 강간할 때는 왜 그렇게 한 마디도 안했냐고요. 니 손자가 나를 강간할 때는 왜 손 하나 까딱 안 했느냐고요. 그러면 그냥 가만히 있다가 돌아서면서 혼자서 욕을 해요. 지 엄마 닮아서 집안을 말아먹는다고요. 매일매일 똑같아서 돌아버릴 것 같았죠. 처음에 공부방 선생님 도움으로 신고를 하고, 아빠와 오빠가 잡혀가고, 감옥에 간다는 걸 알았을 땐 정말 기뻤거든요. 이제 괜찮겠지 하고. 그런데 할머니랑 매일 그렇고, 또 오빠가 이제 다시 집에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깐 그냥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 그리고... 공부방 선생님에게도 너무 미안했어요. 할머니가 공부방 앞으로도 매일 찾아갔거든요. 그 앞에 서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죠. 니년이 남의 집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 집안이 망가졌다는 둥, 미친년이라는 둥... 너무 창피했어요. 선생님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가출한 거예요. 할머니도 내가 없어지면 좀 조용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오빠가 오는 것도 무섭고요.


이건...? 아, 네... 보호자 조사 내용이요. 지금 읽어 보라고요?

네... 뭐... 할머니가 선생님 집 앞으로 더 안 간다니 다행이네요. 할머니는 당연히 절 안 찾을 거고, 관심도 없을 거예요. 아니, 없어요. 그러니깐 그렇게 가만히 있었죠, 제가... 당할 때. 오빠는 소년원에서 나와서 행방불명... 제 알 바 아니에요. 앞으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거든요.


서명이오? 여기다 하면 되나요? 여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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