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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Lee Mar 12. 2021

인간관계가 고무줄이라면, 잘라낼 수 도 있겠네? 싹둑

당기면 끊어질 듯, 놓으면 다가올 듯

인스타그램인지 페이스북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일전에 인간관계에 관한 짧은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관계에 대한 정의를 고무줄에 비유한 것이었는데, 당시 저에게는 온 마음으로 와 닿더라고요.

줄곧 고민해오던 관계에 대한 정의를 깔끔히 정리해 놓았더랬죠.

 

인간관계는 고무줄과 같다.
당겨서 멀어지면 끊어지기 마련이고
놓으면 가까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사람을
너무 당기지도, 너무 놓지도 말기를.
 
김수민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중


결국,

너무 당기거나 너무 놓지 말라는 것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인데, 이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상욱 시인, 인스타그램 중

만약,

'적당한 거리'를 유지시켜주는 알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관계에 조금은 덜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넷플릭스의 '좋아하면 울리는'이라는 드라마처럼요.)


예를 들면, 단기간에 급속도로 친해진 관계는 '삐, 너무 가까워졌습니다.' 라던지

또는 '조금 더 가까워지세요. 적당한 거리가 되려면 8시간을 더 함께 보내야 합니다.' 라던지.


이런 알람이 있다면 사람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 조금은 쉬워질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알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혹 나중에 누군가 개발하게 된다면,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요.

어플 이름은 '너와 나의 거리는'으로 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인간관계를 위의 글귀처럼 고무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무줄의 탄력처럼 가까워질 때도, 멀어질 때도 있다라고요. 당기면 훅 가까워질 수 있지만, 반작용으로 그만큼 더 멀어질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고무줄이 끊어진 경우는 어떡해야 할까요.

너무 세게 당겨서 혹은 고무줄이 삭아서 끊어졌을 수 도 있어요.

아니면 가위로 싹둑 잘렸거나요.


세게 당겨져 끊어졌다면, 너무 가까워진 관계가 독이 된 경우이고, 삭아서 끊어진 관계는 이미 남이 돼버린 거죠.

가위로 잘렸다면 뭐... 제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관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위로 잘린 관계는 제겐 드문 경우입니다.

이 흔치 않은 경우가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고민이에요.


(이런 경우가 살면서 제 인생에서 두 번째로 겪는, 저에게는 매우 희소한 경험이거든요.)


고무줄을 그냥 휴지통에 버릴지, 아니면 다시 묶어야 할지를 두고 저울질 중인데


(사실 휴지통에 버리더라도 기회 되면 다시 주워서 묶어도 되고, 묶어놓고 나중에 버려도 되긴 합니다만)


최대한 현 상황에 맞추어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반면,

최근 늘어났던 고무줄이 다시 가까워지는 경험도 여럿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속도 많아지고 카카오톡을 여는 횟수도 늘었어요.


(늘어난 약속만큼 인스타그램 업로드도 늘어났어요.)


이렇게 가까워진 즐거움을 최대한 만끽하고 싶은 게 제 마음이지만,

언젠가는 또 자연스럽게 당겨진 만큼 멀어질 날이 오겠죠.


나중에는 제 손에 굵고 튼튼한, 그리고 다채로운 고무줄만 잔뜩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도 누군가에게 가장 튼튼하고 굵은 고무줄이 되고 싶고, 되기를 바래요.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도,

튼튼한 고무줄 하나씩은 가지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커버 및 내용 이미지: 하상욱 시인, 인스타그램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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