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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Lee Mar 31. 2021

첫 스타트업, 오늘 마지막 월급을 받았다

다양한 고민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가야지

2021년 3월 31일,

나의 인생 첫 스타트업에서의 생활에 2년 10개월 째 되는 날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제 퇴사 소식을 듣고 지인분들로부터 '시원섭섭하겠다', '축하해', '더 좋은 곳 가자', '고생 많았다' 등의 덕담(?)들을 들었습니다.


현재 솔직한 저의 심정으로는 시원하지도, 섭섭하지도, 그렇다고 딱히 그립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 즐거운 일들 천지였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다반사였어요)


'퇴사'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고부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가진 고민들을 개념화 시켜야 했고, 그다음은 다각도로 해결방안 모색, 해결방안 실행, 실행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 의 절차를 순서대로 밟았기 때문이죠. 더욱이 매일 매일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다보니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침 지하철에 올라타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발생했던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퇴사'를 마음먹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성장 가능성'

이 한마디로 저의 복잡했던 생각들과 고민들을 축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연말 즈음부터 저의 1년, 3년, 5년 후를 상상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제가 진정으로 목표하는 커리어와 업의 형태, 그리고 급여 수준 등을 그려보았는데, 당시 제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저는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기에는 참 많이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주어진 환경이 동일하더라도 '개인의 역량'에 따라 충분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역량으로는 제가 속한 환경에서 더 이상의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고,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보였습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더 이상 하고싶은 것이 없었다'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후 결정적인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저는 제 결정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죠.


이후 저는 바쁜 듯, 바쁘지 않은 듯, 급한 듯, 급하지 않은 듯 출근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인수인계를 했습니다.


더불어 20명 안팎의 구성원 한분 한분과 커피 한잔 혹은 식사를 함께 하며 저의 '퇴사'에 대한 의사를 전달했어요.


 아무래도 해당 회사의 초기 멤버로 함께 하다 보니 연차가 쌓이는 만큼 한분 한분과도 내적 친밀감을 쌓아 올렸어요.


(슬프게도 연차와 책임은 쌓여 갔는데, 급여는 남들보다 못하더라고요.... 이때 참 화도 많이 나고 씁쓸했어요. 욕도 나왔죠. 스스로가 참 아둔했던 것 같아요.)


어느정도 친밀도가 올라간 만큼, 가벼이 '저 퇴사해요'라고 던지고 나가기엔 행여 누군가 서운해 할 수 도 있을 것 같아 진득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진득했던 티타임 혹은 식사자리는 저에겐 정말 값진 시간이 되었어요.


(정말로 사람을 남기고자 이 회사를 거쳐갔다고 생각될 만큼 많은 분들과 좋은 인연으로 남게 되었어요.)

 

이때의 시간들로 인해 저는 한때 '함께 일했던 사람'이 아닌, 사회에서 만난 '친구'로 관계가 바뀜을 느꼈으니까요. 덕분에 몇몇 분들과는 지금까지도 편하게 이야기도 주고받고, 식사도 하고, 함께 놀러도 다니고 있습니다.


퇴사를 앞두고 이야기를 하려니, 많은 소재들이 휙휙 스쳐 지나가네요.

신기했고, 재미있었던 일

보람찼던 일

억울했던 일

화났던 일

이해가지 않는 일

등등

그동안 꽤 많은 일들을 겪었더라고요.


그래서 아래의 썰들을 주제로하여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1. 스타트업에서 겪은 다양한 썰
2. 급여 수준과 인상률, 조직 내 나의 월급 수준
3. 업무 강도와 책임 그리고 권한
4. 직무의 정의와 전문성
5. 권고사직 썰
6. 이직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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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몸으로 부딪혀 얻은 경험과 경력이다 보니 그동안의 제 고민과 방황의 흔적들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짝 기대됩니다. 꾸준히 써보자 나 자신아.)


더불어 이제 이직과 코앞에 닥친 시험을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시시콜콜한 퇴사 마지막날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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