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에 대한 고찰, 내 직무는 뭐지
친구한테 뭐한다고 소개하지?
현재 제가 몇 년째 속해있는 팀은 '운영팀'입니다.
개발이 우선시되는 곳에선 비개발팀이라고도 불리죠.
그래도 제가 경험한 바로는, 운영팀은 비즈니스가 잘 굴러가게끔 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건물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건물을 튼튼하고 예쁘게 만드는 건 개발자이고 건물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유지 및 보수 관리 등을 맡는 건 운영팀입니다.
운영팀 내에서도 직무가 세세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데, 아마 작은 스타트업에 있다 보면 직무의 경계가 모호한 게 아니라, 아예 없는 것 같음을 느끼죠.
(A부터 Z까지 도맡아 하게 되는데, 엄청 바빠요.
바쁘다 보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기는 하는데, 시간을 가지고 되돌아보면'나의 전문성'에 의문이 생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특히 개발팀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목적 하나로 바쁘게 달려왔건만, 자존감 박살 내는 소리만 하는 사람이 대표라면 현타가 쎄게 오죠.
(그래서 나에게 꼭 맞는 직무를 '어떻게 잘 찾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지금도 스스로에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와 같은 고민을, 특히 작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회사 경력을 이력서에 쓸 수 없다는 분, 친구한테 당장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뭐라고 소개할지 모르겠다는 분도 계셨어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안타까움...)
그럼에도 넓은 안목과 유연한 사고방식,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건 스타트업의 운영팀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퍼레이터라고도 불리죠. 그런데 스타트업에서는 하는 업무가 너무 광범위할 때도 많아서 저는 오퍼레이터라고 불리는 게 맞는 건가라고 종종 생각해요. 제가 볼 땐, 나의 업무 수준이 1인 것 같은데 오퍼레이터라고 명명한다면 7이 되는 느낌이라... 과대 포장되는 그런 말하기 간지러운 느낌...)
다만, 그러기 위해선 당장의 주어진 작은 업무들에 매몰되면 안 된다고 봐요. 넓은 안목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동시에 다양한 시도들을 꾸준히 해보면서 재미있는 업무를 스스로 찾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몇 년짜리 업무 경력이 어디 내놓기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거든요...!
(근데 사실 말이 쉽죠.. 저도 능력자처럼 딱 뭔갈 해내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주어지는 업무 속에서, 나의 경력 속에서 원석을 찾아서 갈고닦고 싶은데 원석이 있긴 한 건지...)
가끔 스스로의 경력이 의심된다면,
이력서를 정리해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저도 이번 기회에 한번 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쳐다보기도 싫으니까 쓰는 걸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해야 하잖아요. 먹고살아야 하니까... 하하)
결국 이력서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당연히 한 번에 딱 써지진 않았어요. 지금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려 하고 있고요.
다만 이 작업을 통해 제가 해왔던 모든 일들을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너무 사소하거나 또는 저도 잊고 있었던 업무들이라 쓰는 자체도 민망했어요. 삽질의 기록 같은..)
오늘도 직무의 전문성을 위해,
나의 일을 하기 위해,
출근하는 아침 지하철 안입니다.
언제쯤 이런 고민을 하지 않게 될지,
자신감을 딱 가지고 세상 앞에 나를 내세우게 될 진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오늘 하루를 잘 보내봐야죠!
저처럼 직무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직장인 분들, 취준생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