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원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 2025 세미콜론 : 브로콜리너마저 덕원의 가사, 노래, 글을 짓는 마음가짐
‘앵콜요청금지’ ‘졸업’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20년간 브로콜리너마저 밴드 전곡을 작사, 작곡한 82생 보컬, 베이스 음악인의 첫 책
그의 노래 가사와 앨범 제목은 말 그대로 생활밀착형이다.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단호한 출근’‘너를 업고’‘축의금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많이 벌이고 싶다는 이.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노래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잊지 말자는 이
‘우리가 함께 했던 날들의 열에 하나만 기억해 줄래’는 우리가 함께했던 날의 십중팔구는 잊어버려도 된다고.
게임에 열중하던 어린이들에게 “실패가 무슨 뜻인지 아니?” 물었더니 “다시 한 판 하라는 거예요”(오은 <다독임 2020 난다)의 책을 보고 EX의 ‘잘 부탁드립니다’ 노래를 계속 돌려 듣고 실패하러 가기로 했다는 이.
‘천하제일보리차대회’ 참가 글이 재밌다. 2022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수상자 천용성(feat. 강말금 의 ‘보리차’를 부르거나 커버곡 등으로 재창조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대회인데 원곡 자체가 좋네. 평소 강말금 배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더 멋지네. 찾아 들으니 더더 멋지네
https://www.youtube.com/watch?v=A9nOk8o4QfU
‘보리차가 빨리 식는 계절/오랜만에 만난 너의 머린 짧았고/우리는 오래된 의식처럼/따뜻한 밥을 먹었지
왠지 조금 먼 듯한 기분이야/내색하진 않았지만/난 모르는 척 철없는 말 끝이 없는 농담/시시한 아이처럼///너는 나보다 낫고 발라서/나의 흠과 실수를 다 알 것 같아서/아니 항상 난 네 앞에 서면/행복한 마음만큼 무서웠어///혹시 만약 너가 묻는다면/어떤 말을 해야 할까 걱정스러워/테두리가 녹은 아이스크림처럼/풀 죽은 잎사귀처럼(후략
시와의 커버곡도 최고 https://www.youtube.com/watch?v=2udmf-bJ40k&t=29s
작가는 ‘유자차’를 써서 패러디 아닌 패러디로 감동을 주네.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 않을 수 있어/온기가 필요했잖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후략 엇 엄청 유명하고 내가 잘 아는 노래잖아. 봄날로가 아니라 봄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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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1차원이 되고 싶어 2021 문학동네 : 박상영 장편소설 : 문학동네 장편소설
88생 <대도시의 사랑법 2019 창비>로 이미 너무 유명한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두고 온 것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나’가 과거의 ‘나’에게 내미는 화해와 구원의 손길 같은 지독한 사랑에 대한 책이다. 이 작가는 퀴어소설을 참으로 실감 나고 이해받게 쓴다. 나처럼 부정적이고 오만하고 이 방면에는 지나치게 잔인하고 편협한 이에게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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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셰퍼, 전은경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2025 서삼독 : 슈테판 셰퍼 소설
Stephan Schäfer <25 Letzte Sommer : Fünfundzwanzig Letzte Sommer 2024 Ullstein Buchverlage GmbH, Berlin
74생 독일작가의 첫 쪽부터 그냥 말 그대로 목가적인 책
나*, 남궁* 등등 대중유명인들의 추천사가 앞 속표지부터 나오고 독일 전역 품절이었다는 베스트셀러라는데 그냥 그냥 .. 아마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면 이런 질문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기 때문일 거다. 즉 이 책의 내용보다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할까? 왜 나는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나?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왜 다른 일로 그리 긴 시간을 보냈을까?”
아픈 이후 매일 그리고 늘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내게는 그냥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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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치즈 이야기 2025 문학동네 : 조예은 소설 : 문학동네 소설집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받은 93생 작가의 환상적이라기보다 기괴한 내용의 책, 뒤로 갈수록 세진다. 잔혹하기까지 22년 이후의 7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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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좋은책)
제나 히츠, 박다솜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 2025 에트르
Zena Hitz <Lost in Thought : The hidden pleasures of an intellectual life 2020 Princeton University Press
73생
국어제목에는 기쁨이 없네. 요즘 유행하는 예쁜 쓰레기가 생각나는 찬란한 무용함이라니... 공부가 직업이면서 공부를 하지 않은 내가 반성하며 읽은 책. 분명 반성은 했지만 행동은 그다지 바뀌지 않아 또 반성하는 책. 세인트존스 칼리지를 나와 캠브리지대, 시카고대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아리스토텔레스 고대철학으로 박사를 딴 전도유망한 철학자이자 교수인 젊은 여성이 학계에 회의와 환멸을 느끼고 캐나다 외딴 솦속 종교공동체를 찾아가 생활한다. 바깥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둔 그곳에서 임무인 노동과 봉사를 수행하며 ‘작고 평범한 인간의 삶’을 되돌아본다. 이 책은 작가가 어릴 적부터 갈망했던 ‘공부’와 ‘배움’을 다시 생각하고 공부보다는 삶에 대한 책이다. 지적 활동의 희열과 자기 성찰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그리고 공부하는 삶에 깃든 찬란한 무용함에 대한 책. 이런 게 인문학이지, 이런 게 지식(지성)이고 ‘교양’ 인거지.
프롤로그‘나는 왜 공부하는 삶을 되찾고 싶었나'― 서문‘배움은 숨겨져 있다’―‘공부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배움의 상실과 발견―찬란한 무용함에 대하여’― 에필로그‘사유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가선용이 우리가 일하는 이유라고 했다. 여가는 단순 오락이 아니라 다시 노동에 임할 수 있도록 이완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활동인데 이를 궁극적으로 만족스럽게 활용하는 방법은 오로지 관조 즉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고 음미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재밌는 역사 중 하나는 1920년대 뉴욕 쿠퍼유니언대학교에서 ‘위대한 고전(The Great Books)’이라는 노동자계급을 위한 인문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다. 1970년대 나 초등학교 시절 초록색 ‘고전 읽기’ 운동을 기억하는 누군가를 아직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80년대 초 고교시절 ‘국어순화운동’이 모두 전국가적인 걸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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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훈 <아뇨, 아무것도 2025 한겨레엔 : 최제훈 짧은 소설
73생이라기엔 현세적이고 젊은 글이다.
워낙 짧은 게 많아서 제목에 밝힐 만큼 그 생각만큼 짧은 소설은 아니다. 좋게 잘 읽었다.
소설의 목차를 가다 순으로 한 게, 특히 ‘작가의 말’마저 그 순으로 가운데 있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하나의 열외를 만든 것도 좋다.
뒤표지글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희미한 진실과 사소한 거짓이 섞여 구분이 안 되는 채로. 소설처럼.”
“공포가 아니라 어긋남을, 사건이 아니라 따ᅠ갈림을, 결말이 아니라 기척을 남기는 기묘하면서도 귀여운 15편의 이야기들”참 말 잘한다. 평 잘한다. 이제는 특별한 서사가 생각이 안 나면 이렇게 베껴 쓰는 게 훨 낫네. 오히려 딱 맞는 말들이라 ㅠㅠ
차마 내게는 안 했으면서 (난 사인을 그림파일로 넣음. 이것도 엄청난 파격이었다) 남편 박사논문 ‘감사의 글’에 가족사진을 넣어 인쇄해서 배부했다. ㅎㅎㅎ 그야말로 전무후무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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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옌, 문현선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2025 윌북 : 일이 내게 가르쳐준 삶의 품위에 대하여
胡安焉 Hu Anyan <我在北京送快递 2023 Will Books Publishing Co.
79생 20년 동안 19개의 직업을 가진 야간대 졸 작가의 자전 이야기
고등학교 실습생 호텔종업원을 시작으로 주유소 직원, 패스트푸드 배달원, 노점상, 옷가게 직원,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물류센터 야간직, 택배기사 등
열심히 살자는 아니고 그저 개인 노동자의 글인데 극찬을 받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택배기사에 비해 손해보상 책임 등이 좀 많은 것 같다는 느낌. 장사들의 모조와 경쟁 방식이 너무 중국이라 외면하고 싶은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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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모른 이에게는 안 닿을 수도 있겠지만 좀 아는 이에게는 최고의 책이다. 영화 ‘빌리지’ 같은 책이다 @책 일기11) 독일책이나 독일인, 독일이 나랑 맞을 것 같은 생각을 요즘 자주 해본다. 내년 여름엔 꼭 자유여행을 나서봐야겠다.
에바 로만, 김진아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2014 쌤앤파커스 : 에바 로만 장편소설
Eva Lohmann <Acht Wochen Verrückt 2011 Piper Verlag GmbH
소설이지만 독일 작가의 자전적 글이라 어떤 다른 우울증 이야기보다 사실적이다.
자살을 차마 실행 못한 이들의 ‘수동적 죽음 동경’ 그래 이거였구나, 존재를 원치 않으나 자살을 실행하려면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그마저 힘든. 차가 그냥 나를 팍 치어버렸음 하는 수동적 자살.
항우울제는 크게 활기와 진정 효능이란다.
“누가 너에게 엄격하라/완벽하라 했나요?”그래 이것떔에 더 아프고 더 힘든다.
“두통, 무기력, 소화불량, 트러블, 문득 흐르는 눈물… 영혼이 지금 내게 보내는 신호. 나는 너무 오랫동안 영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신호가 분명히 온다.
“다시 자신에게 돌아가는 법, 다시 삶의 주인이 되는 법”돌아갈 수 있다. 분! 명! 히!!
“머리가 생각하는 걸 다 믿지는 말라”
“삶이란 둘 중에 하나다. 신나는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 헬렌 켈러가 그랬다고
“직업의 성공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가족상담’의 풍경,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거 너무 중요한 말이다.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 해석? 증거? 없이. ‘엄마아빠는 널 잇는 그대로 사랑하고 그저 니가 행복해지기만 바래’이 말이 얼마나 무겁고 큰일인지 몰랐다. ‘삶에 만족하는 균형 잡힌 인간=행복’ 아닌가. 그래서 우리 ㅁ이 그렇게 자기를 위한 기도마저 하지 말라 그랬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의 우울
그래 나도 여기서 나온 ‘수동적 죽음 동경’이 기간이 오래되었었다. 부모님보다 남편보다 어린 두 딸들 땜에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러다 나는 계속 썩어갔고 드디어 드디어 모든 고통을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2-3번의 시도를 겪은 후 마침내 실행에 옮기고자 한 날, 설득당한 척(이건 아직도 해석이 어렵다. 내 이별 인사를 받은 L이 그랬다. “누가 끝 이래, 더한 고통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아?”) 다시 접었었다. 그의 말은 그 어떠한 고통보다 고통스러웠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나의 아이들의 고통이 죽을만치의 고통으로 짓눌렀다.
‘밀어버리고 싶고 공격하고 싶은 (살인 상상도) 풀어내라’와!!!!! 그래 나 스스로 우울증인가 아닌가 의구심이 생길 때도 있었는데 관련 책을 읽을수록 진짜네. 내 머릿속에선 x가 살던 집을 지나는 출근길, 늘 도끼가 날아다녔었다. 전원이 모이는 회의 시간에 할복을 하고 그 내장을 모두에게 다 던지며 외치고 싶었었다. 그 ‘분노와 절망’은 반드시 밖으로 나와야 했었다. 꼬마딸들에게 퍼부은 내 폭력은 (긴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내가 수차레 사과하고 나서 아이들이 ‘기꺼이’ 용서했다 하지만 내가 안된다. 그 시기 아파트 안의 내 모습이 생각날 때마다 죽을 만큼 부끄럽다.
다른 얘기로 난 굶지 않았다. 아주 심각한 우울 상태에서도 이 돼지는 먹었었던 것 같다. 10년도 훨씬 더 지난 후 항암으로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난 먹었었다. 돼지, 건강한 돼지^^
수시로 실수했다. 아주 작은 것도 못해내는 일이 많았다. 경제적인 손해를 냈고 그래서 울었고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못나게 느껴졌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7번이나 냈고 수시로 길을 잃었다. 눈물만큼 실수가 잦았고 그래서 더 눈물 나던 시기였다.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 유일한 게 유전에 대한 거였는데, 아빠 고모 나에서 그쳤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