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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나 Dec 05. 2022

따뜻한 마음은 우주를 돌고 도는 것

김보경 출판인은 그의 저서 <동물을 만나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에서 '연민은 우주를 돌고 도는 것'이라 했다.


연민뿐만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따뜻한 마음은 돌고 돌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데워준다. 사람 사이 빈 곳을 채워준다.



지난주에 대학원 동문회 모임이 있었다. 외국인 졸업생 원우가 선물 뽑기 이벤트에서 당첨돼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는 당황해하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시하게도 그뿐이었다.


그날 밤 단톡방에 메시지 하나가 떴다. 선물을 받아갔던 그 동기였다.



"이렇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계속 생각했습니다. 만찬장에서 답을 찾았어요. 저는 현재 **공단 고객센터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요.


오늘 한 고려인과 보험료 납부 때문에 상담을 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혼자 살고 있고, 아파서 일자리를 잃었고,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고 걱정했어요. 그리고 돈이 조금밖에 없다면서 울었습니다.


저는 지인에게 빌려서라도 납부하라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고 난 후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국 여기 오는 길에 제가 그 사람의 보험료를 대신 납부했어요. 그에게 전화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또 한 번 울었어요.


저 역시 한국에 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힘들 때 도와주면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그래서 하느님이 내 이름을 나오게 하셨을까? 생각이 미치면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모두의 마음으로 준비된 이 선물을 제가 받게 되어서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서 말 못 했어요.


지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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