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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나 May 26. 2023

미움을 해소하는 법

어느 날 갑자기 미움이 사라졌다

 책으로 보는 마음 치유 수업에서 미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경험상 그렇다.


 그때를 떠올려 보면 억울한 상황이었다. 이해받지 못해서 답답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상대가 원망스러웠다. 나는 서운하다는 상대에게 맞춰주려고 내 입장을 요목조목 이야기하지 못 한 당시 상황을 후회했고, 자꾸 그때를 곱씹었다. 온 힘을 다했다.


 이때 썼던 힘은 소모적이었다. 분노를 내뿜고 나면, 기분은 기분대로 나쁘고, 공허했다. '내가 왜 이러나?' 싶으면서도 나도 입장이 있다고 외치는 나 자신이 짠했다. 이 쳇바퀴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돌고 나면 나에게 떨어지는 건 뭘까? 미운 감정의 실체 찾기에 집중했다.


 '거리를 둬야겠구나. 가까이해서 좋을 게 없겠어.' 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선을 긋고 집중할 거리를 찾았다. 뭔가를 배우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새로운 걸 시작했다. 시공간에 여유가 생기니까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상대가 이해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는 나만큼이나 자신의 입장이 있었고, 그 역할에 충실했을 것이다.


 관계에 힘을 빼기 시작했을 때 홀가분해졌다. 개선하려는 노력보다 힘을 빼는 방법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제야 나는 미움이라는 감정의 영향권 밖으로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미움이 가셨다. 마법이 풀린다는 건 이런 느낌일까? 미운 감정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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