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이 질문을 했을 당시 나는 식사가 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을 발견했다.막연히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을 뿐이다. 나에게 주어지는 음식은 남기는 법 없이 싹싹 비웠고, 복스럽게 먹는다는 덕담(?)이 일상일 정도로 맛있게 먹었기 때문이다.
대화를 이어나갈수록 어떤 장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허기짐을 느껴도 외면한 채 끼니를 미루고, 배가 불러도 개의치 않고 꾸역꾸역 입에 넣는 내가 있었다. 최악이다. 지금껏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구나. 코칭을 하면서 마주한 모습이다.
나는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미룰 때가 부지기수였다. 밥을 안 먹고살 수는 없으니까 나중에라도 몰아서 먹었다. "내가 꼭 야생동물처럼 먹잖아. 며칠을 굶다가 막 몰아서 먹는 모습이 비슷하잖아" 가끔 남편한테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했는데 뼈 있는 말이었다.
먹는 걸 좋아한다? 착각이었다. 나는 배가 고팠던 거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까..
이후로 식사가 다르게 와닿았다. 식사를 준비하고 먹는 시간은 나에게 귀 기울이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끼니를 사수하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