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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나 May 03. 2024

곁에 있는 다정한 사람들

회복에 대한 생각


 통화 버튼을 누를까 말까 망설이기를 반복했다. 통화음이 울리고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유산도 상담이 가능한지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 식사는 잘하세요? 잠은 좀 어떠세요.


 이상하리만큼 끼니를 챙겼고, 꾸역꾸역 넣었고, 잘 들어갔다. 밥은 잘 먹는다고 대답하면서 잠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밥이 넘어간다는 죄책감에서 놓여나는 듯했다. 잠과 밥. 돌아보면 안녕을 파악하는 척도였다. 



 오랜만에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무기력한 증상이 심해져서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자신의 일을 사랑했던 그였다. 나는 물었다.

- 밥은 잘 먹어요? 잠은 잘 자고 있어요?


 준비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꽃다발을 건넸다. 최근에 꽃 선물을 받았을 때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기억이 있어서 다른 누군가에게 비슷한 경험을 나눠주고 싶었다. 내 예상보다 훨씬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경험했던 좋은 것들을 기억하고 실천한다. 일상에 트라우마가 공존하면서 우울증이 옅어지는 까닭은 내 곁에 다정한 사람들 덕분이다.


- 상담을 하지 않았다면 제가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선생님은 나 스스로 충분히 극복했을 거라고 말했지만, 확신하지 못하겠다. 분명한 사실은 변 사람들의 지지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


 나도 당신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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