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에서 갈라져 나온 고막강
맑은 물길은 복천마을 들녘을 적시며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을 길러왔다
봄이 오면 복천마을 고막마을
들판에 보리의 푸른 숨결이 깃들고
여름이 오면 벼이삭 위로
바람의 손길이 지나간다
가을에는 황금빛 추수의 노래가 울리고
겨울이면 강둑마다 고요가 쌓인다
이 모든 것이 시절인연
때가 오면 씨앗은 틔우고
때가 가면 꽃은 스러지듯
사람도 마을도 강물 따라 흐르며
잠시 머물다 가는 길 위에 선다
사람들은 강물을 보며 말한다
저 물결도 언젠가는 굽이굽이 바다로 가듯,
사람의 인연도 흘러가다 다시 만나는 법이지
넓은 들판 위 세월은 굽이쳐 흘러
아이들의 웃음, 어머니의 노래, 아버지의 땀방울을
한데 모아 저녁 노을에 실어 보낸다
고막강은 오늘도 묵묵히 흐르며
우리의 오고 감을 지켜본다.
시절 따라 맺히고 흩어지는 인연이
바람처럼 들판을 스쳐가도
강은 기억한다.
이 땅에 살아낸 모든 이름 없는 날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