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2

by 노준성

바위 틈으로 스미는 바람

햇살은 능선에 금빛을 흩뜨린다

발걸음마다 길 위에 먼지가 일고

골짜기 안개가 숲을 감아 돈다


나무 그림자가 길을 따라 드리우고

가쁜 숨에 산속 이야기가 귓전에 맴돈다

돌계단처럼 굽은 길

그림자는 바위에 길게 드리워졌다

한 걸음,또 한 걸음

정상은 아직 먼데

길 위의 바람과 먼지 속에

고단함은 의지를 조여온다


고개를 오르며

세상과 나 사이에

고요속에 깊은 숨결을 함께한다

발자국마다 그림자가 엉키고

이 풍경 속에 나는

한 점의 미물로 스며든다


나무로 남아도 잡초로 남아도 좋다

다 그렇게 산다하니 이 고개만 넘으면

잠시 쉬어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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