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틈으로 스미는 바람
햇살은 능선에 금빛을 흩뜨린다
발걸음마다 길 위에 먼지가 일고
골짜기 안개가 숲을 감아 돈다
나무 그림자가 길을 따라 드리우고
가쁜 숨에 산속 이야기가 귓전에 맴돈다
돌계단처럼 굽은 길
그림자는 바위에 길게 드리워졌다
한 걸음,또 한 걸음
정상은 아직 먼데
길 위의 바람과 먼지 속에
고단함은 의지를 조여온다
고개를 오르며
세상과 나 사이에
고요속에 깊은 숨결을 함께한다
발자국마다 그림자가 엉키고
이 풍경 속에 나는
한 점의 미물로 스며든다
나무로 남아도 잡초로 남아도 좋다
다 그렇게 산다하니 이 고개만 넘으면
잠시 쉬어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