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1

by 노준성

하얀 숨결이 도시에 내려오면
사람들은 설레며 약속을 꺼내고
카메라는 기쁨을 저장하며
입김 위로 포근한 꿈이 흩어진다

하얀 숨결이 도시에 내려오면
도로에 타이어 길을 잃고
신호등마다 초조한 불빛이 쌓이며
창밖엔 불만이 얼어붙는다

거리의 아이는 손으로 세상을 받들고
어른의 몰골은 막힌 길에서 검게 물든다
포근과 혼잡, 설렘과 불평이 뒤섞여
하늘의 흰 마음이 회색으로 녹아든다

첫눈은 묻는다
순수는 언제부터 불편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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