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란 한 문장으로 알려줄께

by 노준성

풍자란 황금으로 도금된 혓바닥들이 광장에 모여 정의라는 이름의 독약을 설탕물처럼 빚어 대중의 갈증 속에 들이붓고, 비단옷을 걸친 돼지들이 진흙탕 위에서 품격을 논하며 자신의 오물을 향기로 포장하는 동안, 높은 빌딩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숫자로 환원된 개미 떼에 불과해 누구의 눈물도 대리석 바닥을 적시지 못하며, 거짓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진실보다 더 매혹적인 얼굴로 박수를 유도하고, 양심은 고물상에 처박힌 녹슨 톱니처럼 오래전 기능을 잃었는데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사슬을 목에 건 채 자유를 노래하고, 가짜 성자들은 자비의 탈을 쓰고 가난한 자들의 마지막 주머니를 털어 축복이라 기만하며, 소셜 미디어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유폐시킨 인간들은 좋아요 몇 개에 영혼을 저당 잡혀 공허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법전은 권력의 먼지를 털어내는 빗자루로 전락해 굽은 길을 곧다 말하며, 지식인들은 상아탑에 숨어 현실의 비명을 논리로 처리하고, 정치는 썩은 생선의 악취를 향수로 덮는 연극이 되어 무대 위에서는 싸우는 척하고 뒤에서는 같은 잔을 기울이며, 교육은 꿈을 규격품으로 찍어내고 종교는 천국의 권리증을 팔아 지상의 궁전을 짓고, 언론은 자극으로 이성을 낚아 증오의 가마솥에 삶아대며, 우리는 모두 침몰하는 배 안에서 금을 캐려 서로를 짓밟다 정상에서 기다리는 것이 허무뿐임을 깨닫지 못한 채 거울 앞에서 가짜 미소를 연습하는데, 이 모든 광경이 신의 시선에서는 한 편의 우스꽝스러운 광대극이며 동시에 이 비웃음의 칼날이 결국 나 자신을 향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이 끝없는 문장이 바로 풍자다.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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