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터진 것일까
살갗 아래 잠복해 있던 어둠이
노란 고름의 얼굴로
나의 아침을 조금씩 잠식한다
어제는 분명 작은 멍이었는데
누르지 않아도 번지는 통증은
혈관을 따라 내려와 발끝에 고이고
걷기보다 절뚝이는 법을 먼저 배운다
아물지 않는 기억들이
몸속에서 서서히 썩어가듯
삼키지 못한 말들이 고여
끈적한 액체가 되는 오후
거울 속의 나는
낯선 악취를 풍기며
어느 무리 속 낙오자가 되어
천천히 붕괴하는 폐허가 된다
약조차 듣지 않는 삶의 병은
비우고, 다시 채우는 기도로
가장 연약한 곳부터
나를 짓무르게 한다
터뜨려야 할지
죽어가는 살점의 일부로
끌어안아야 할지
축축한 이불속에서 망설이는 사이
속절없이 곪아 오는 것은
견뎌온 시간의 고름인가
비릿한 생의 냄새가
방 안 가득 고여 식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