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에게
끝내 닿지 못한 미로였고
말을 고를수록
침묵만 길어지는 사람이었다
함께 있는 시간마다 조금씩
마모되는 것 같아
웃는 얼굴 뒤에서
나는 자주 나를 접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붙잡고 있었지만 사실은
내 부족함을 가리는
변명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놓는다
미련이 아니라 미안함으로
눈물보다 앞서는 결심으로
나로 인해 그녀의 삶이 더는
지체되지 않기를
내 그림자에서 벗어나
더 환한 곳으로 걸어가기를
나보다 더 나은 사람과
사소한 날들까지
아끼며 살아가기를
그의 이름을 부를 때
죄책감이 아닌
안온함이 남기를
사랑을 잃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끝내
사랑으로 남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