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by 노준성

그녀는 나에게

끝내 닿지 못한 미로였고

말을 고를수록

침묵만 길어지는 사람이었다


함께 있는 시간마다 조금씩

마모되는 것 같아

웃는 얼굴 뒤에서

나는 자주 나를 접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붙잡고 있었지만 사실은

내 부족함을 가리는

변명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놓는다

미련이 아니라 미안함으로

눈물보다 앞서는 결심으로


나로 인해 그녀의 삶이 더는

지체되지 않기를


내 그림자에서 벗어나

더 환한 곳으로 걸어가기를


나보다 더 나은 사람과

사소한 날들까지

아끼며 살아가기를


그의 이름을 부를 때

죄책감이 아닌

안온함이 남기를



사랑을 잃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끝내

사랑으로 남기기 위해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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