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숨

by 노준성

틈새로 흘러든 바람 낮은 숨결을 떨고
흙은 기억을 비벼 새날을 밀어낸다
작은 도랑 거꾸로 시간을 흘리며
풀잎 뒤 그림자 하나 고요히 일어나고

돌담 사이 오래된 빛이 부드럽게 접히고
발자국 없는 오솔길 위 시간은 꿈을 걷는다
숨죽인 씨앗 하나 아직 꿈을 기다리며
나는 그 속에서 봄을 배운다

모든 소리 모든 냄새 모든 그림자
낮은 숨으로 서로에게 말을 건네네
나는 조용히 귀 기울이고
봄은 그렇게 속살을 드러내며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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