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골목 바람에 실려
내 이름은 먼지처럼 흩날린다
부서진 기왓장 아래 웅크린 듯
세상은 나를 지나쳐 간다
한때는 빛이 내 곁에 머무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빛은 내 것이 아니었고
나는 남의 불씨를 붙잡으려다
잿더미 속에 홀로 남았다
이제는 하늘조차 고개를 돌리고
별빛은 나를 향해 내려오지 않는다
내 손에 남은 것은
차갑게 굳은 절망뿐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
돌아보아 줄 발자취조차 없다
내 신세는
밟히다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돌멩이
끝내 기억조차 남기지 못하는 그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