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7] 나 집에서 쉬라고 비 오는 거지?

지수 일상 in Croatia

by 지수


자그레브의 월요일 아침은 비와 우박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대충 씻고 대충 입고 학교 가는 일상. 오늘도 어김없이 후드티에 양털 재킷 하나 걸치고 교실에 도착했다. 후배 지원이는 지난주 나보다 더 어메이징 한 여행 스케줄로 두브로브니크로 떠났다. 원래는 오늘 이른 오전에 자그레브에 도착해 수업까지 오는 계획이었지만 나의 예상대로(?) 지원이는 오지 못했다. 나는 1교시였던 수업은 무사히 출석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며 미팅 기다릴 겸 잠시 공부도 했다. 오랜만에 정말 대학생이 된 느낌? 사실은 미어캣처럼 도서관을 구경하느라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빴다.



엄청 중요한 거 알려줄 것처럼 메일 보내서 신청까지 하고 갔더니 에....? 선물도 준다고 해서 정말 기대하고 갔는데 줘도 안 가질 거 같은 것만 줘서 실망 한 보따리 하고 돌아왔다. 왜 기다린 거지? 오늘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요량인가 보다.



하루 종일 비 와버려서 너무 추웠다. 3월 중순에 4도가 뭐야 진짜? 그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검표원을 만났다. 드디어 블로그에서만 본 검표원을 나도 보는구나? 하고 두근두근거리며 내 표를 보여줬다. 분명 티삭이라는 간이 표 가게에서 산 유효한 표 있었는데 크로아티아어로만 뭐라고 시부리더니 내 표를 빼앗아 갔다. 추워서 그런지 머리도 지끈지끈 아픈데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벌어져 짜증 났다. 후 화딱지나.



결국 나는 덴마크 갔다가 미니 감기를 걸려버린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최소한만 가지고 와 라면 조차 없었던 나는 룸메이트에게 부탁해 라면 하나를 빌려 끓여먹었다. 이리저리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몸까지 내 마음처럼 안 따라 주고 아파버리니 슬펐지만 라면 한 그릇으로 다 풀렸다.



라면으로 몸 데우고 감기약 먹고 한숨 잤더니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덴마크 갔다가 장을 못 봐서 저녁을 뭐해먹을까 하다가 냉장고 털어서 처음으로 카레를 해 먹었다. 내가 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토마토 페이스트+고체 카레 2개+양파+버섯+미니양배추 밖에 안 들어갔는데 최고!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으면 진짜 요리사 인정해야 해줘야 한다(혼자만의 생각)

keyword
작가의 이전글[DAY26] 일상으로 돌아가 만난 특별한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