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수 Oct 24. 2020

[DAY27] 나 집에서 쉬라고 비 오는 거지?

지수 일상 in Croatia


자그레브의 월요일 아침은 비와 우박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대충 씻고 대충 입고 학교 가는 일상. 오늘도 어김없이 후드티에 양털 재킷 하나 걸치고 교실에 도착했다. 후배 지원이는 지난주 나보다 더 어메이징 한 여행 스케줄로 두브로브니크로 떠났다. 원래는 오늘 이른 오전에 자그레브에 도착해 수업까지 오는 계획이었지만 나의 예상대로(?) 지원이는 오지 못했다. 나는 1교시였던 수업은 무사히 출석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며 미팅 기다릴 겸 잠시 공부도 했다. 오랜만에 정말 대학생이 된 느낌? 사실은 미어캣처럼 도서관을 구경하느라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빴다.



엄청 중요한 거 알려줄 것처럼 메일 보내서 신청까지 하고 갔더니 에....? 선물도 준다고 해서 정말 기대하고 갔는데 줘도 안 가질 거 같은 것만 줘서 실망 한 보따리 하고 돌아왔다. 왜 기다린 거지? 오늘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요량인가 보다.



하루 종일 비 와버려서 너무 추웠다. 3월 중순에 4도가 뭐야 진짜? 그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검표원을 만났다. 드디어 블로그에서만 본 검표원을 나도 보는구나? 하고 두근두근거리며 내 표를 보여줬다. 분명 티삭이라는 간이 표 가게에서 산 유효한 표 있었는데 크로아티아어로만 뭐라고 시부리더니 내 표를 빼앗아 갔다. 추워서 그런지 머리도 지끈지끈 아픈데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벌어져 짜증 났다. 후 화딱지나.



결국 나는 덴마크 갔다가 미니 감기를 걸려버린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최소한만 가지고 와 라면 조차 없었던 나는 룸메이트에게 부탁해 라면 하나를 빌려 끓여먹었다. 이리저리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몸까지 내 마음처럼 안 따라 주고 아파버리니 슬펐지만 라면 한 그릇으로 다 풀렸다.



라면으로 몸 데우고 감기약 먹고 한숨 잤더니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덴마크 갔다가 장을 못 봐서 저녁을 뭐해먹을까 하다가 냉장고 털어서 처음으로 카레를 해 먹었다. 내가 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토마토 페이스트+고체 카레 2개+양파+버섯+미니양배추 밖에 안 들어갔는데 최고!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으면 진짜 요리사 인정해야 해줘야 한다(혼자만의 생각)

작가의 이전글 [DAY26] 일상으로 돌아가 만난 특별한 손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