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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Oct 29. 2020

[DAY32] 유럽에서 핸드폰은 꼭 챙기자

지수 일상 in Slovenia


슬로베니아 여행 마지막 날! 어제 못 갔던 Bled를 가기 위해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바삐 움직였다. 밥의 민족이기에 반드시 먹어야 하는 아침을 위해 전 날부터 아침으로 먹을만한 곳을 알아보았다. 한국에서는 여행할 때 버스에서 주로 김밥을 먹는다면 유럽에서는 샌드위치가 제격이다. 버스로 이동하며 먹을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한 음식점에 들러 포장해왔다.



비프 샌드위치라고 해서 사 왔는데 직접 먹어보니 장조림 샌드위치 정도? 생각보다는 부드럽지 않은 고기에 자극적인 맛이 나서 놀랐지만 그래도 파니니용 빵과 곁들여 먹으니 나름 먹을만했다. 햇빛이 강렬하게 비춰서 그런지 몰라도 사진으로 찍으니 괜히 감성 넘치는 듯하다.



저기 저 높고 멀리 있는 곳이 우리의 목적지, 블레드 성이다. 가파른 건 아니지만 올라가는 내내 계단이 끊임없이 나와서 죽을뻔했다. 슬로베니아의 몇 없는 유명 관광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 진짜 여행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그렇다고 해서 가짜 여행이니 이런 것은 아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는 도중에 뒤 돌아보니 블레드의 풍경이 한눈에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 무리를 보고 적잖이 놀라기도 했지만 내가 뒤돌아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들도 잠시 멈춰 내가 바라보는 곳을 향해 바라보기 시작했다.



숨이 탁 트일 정도의 높이였다. 근데 이런 말 하면 블레드를 욕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살짝 경주의 보문호수 같은 느낌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껴지나요?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저곳도 갈까 했는데 굳이 보트 타고 가고 싶지는 않아서 패스했다. 동화 속 공주 라푼젤이 성에 산다면 저런 느낌일까. 현실은 유배지 정도?



기념주화?를 망치로 꽝 쳐서 목걸이로 만들어주던 아저씨가 계셨다. 무심코 지나가다가 꽝! 소리가 나서 첨엔 너무 놀랐다. 하나쯤 기념으로 가지고 있어도 좋을 것 같긴 했지만 현실파인 나는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하나 둘 셋, 찰칵!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사진을 찍기 힘들기도 했지만 눈도 너무 부시고 앞에서 중국인이 사진 찍으려고 눈치를 하도 줘서 금방 자리를 비켜줬다.



생각보다 높았던 블레드 성을 다녀온 후, 너무 목이 말라서 샘물 찾아 들어온 카페. ART CAFE. 들어오자마자 슬로베니아에 도착한 첫날 마셨던 라들러 맥주를 주문해 벌컥벌컥 마셨다. 전통 케이크라던 크림 케이크(Kremna rezina, 크렘나 레지나)도 시켜보았다. 맛은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담긴 케이크? 조금 느끼하긴 했지만 맥주랑 마시니 느끼함을 중화시켜줘서 그런지 맛있었다.



블레드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류블랴나로 돌아왔다.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버스가 6 반이었는데 도착하면 저녁 먹기에 애매할 것 같아 이른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롤 러버인 내가 추가로 주문한 롤을 한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너무나도 맛있었다. 하지만 같이 여행 온 친구 한 명이 어디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건지 얼굴이 하얘져서는 밥도 못 먹고 이리저리 핸드폰을 찾았다.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연결음만 들릴 뿐 누구 하나 받지 않았다. 결국 친구는 타고 왔던 버스 관계자에 물어본다고 저녁을 먹지 못했다. 가게에 덩그러니 남은 우리는 초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기억도 안 날만큼 후다닥 먹었고 주문했던 친구의 음식은 포장해 나왔다. 저녁 9시, 룸메이트와 나는 자그레브의 집에 도착했다.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여행 마지막에 안 좋은 일을 겪은 룸메이트는 일찍 자리에 눕고 나도 짐을 얼른 풀고 잤다.

(결국 아직까지 그 핸드폰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휴)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점 : 핸드폰, 여권, 지갑은 항상 조심하자!! (건강조심+몸조심+멘탈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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