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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01. 2020

[DAY36] 오늘은 뭐 먹지?

지수 일상 in Croatia


매일 아침 날씨 어플에 들어가 날씨를 확인하는 게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창문을 안 열어 보아도 침대에 누워 날씨가 좋다는 아이콘을 보면 기분 좋고, 비나 구름 가득한 아이콘을 보면 아침부터 힘 빠지곤 했다. 이날은 흐리다는 아이콘이 날씨 어플을 지배했지만 그래도 온도가 너무 낮지 않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이런 날도 있나 보다. 분명 흐리다고 했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하늘이 너무나도 맑았다. 자그레브에 오고 나서 너무 좋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보다 공기의 질이 너무 좋아 숨 쉴 맛 난다는 것!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봄철만 되면 엄마가 집안을 아침저녁으로 물 걸레질을 해야 하고 마음 놓고 환기도 못 시키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큼은 그런 걱정은 제로이다.



또다시 안 되는 걸 붙잡아보는 나이다. 어제 한참 동안 끙끙대며 공부했던(사실은 그냥 읽어보기만 함) 통계 공부를 오늘도 하기 위해 부엌에 앉았다.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 기분이라도 좋게 하려고 유튜브로 재즈 음악을 틀었다. 괜히 카페에 와 있는 느낌도 들었으면 해서 틀었는데 얄궂게도 귀만 상큼한, 귀만 호강하는 재즈가 흘러나와 씁쓸했다. 이런 날 놀러를 가야 하는데 참?



마음이 허해서 그런지 한국에서 도착한 엄마의 택배를 받고나서부터 김치에 집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점심에는 김치볶음밥을 해 먹었다. 한국에서는 절대 절대 안 먹을 김치볶음밥을(고춧가루가 많은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한다) 여기 와서 1년 치를 해 먹는 것 같다.



저녁에는 배는 고픈데 밥은 하기 싫고 뭐 먹지 하다가 집 근처 빵집 가서 참치 샌드위치를 사 왔다. 참치가 들어가는 음식에 진심인 나는 한국에서도 ‘나는 무조건 참치’를 외쳤는데 자그레브까지 와서도 참치 사랑은 여전했다. 빨리 가서 먹을라고 걸어가는 속도 좀 보라. 무언가를 향한 열정과 애정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TA DA-! 역시 참치는 JMT이다. 또 사 먹을 거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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