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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02. 2020

[DAY37] 매일 집밥만? NO, 외식의 기쁨!

지수 일상 in Croatia


Currybowl. 혜진이 블로그에서 자주 봤던 가게인데 이날 처음 방문했다. 날씨가 좋은 날은 고민도 하지 않고 테라스에 앉아야 한다는 만국 공통의 룰을 따라 우리도 길거리의 테라스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친구가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해 한 병만 주문했는데 안 마신다고 손을 저었던 사람(=나)이 제일 먼저 입맛을 다졌다. 여기 와서 낮술은 아주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반주처럼 가끔 식사를 하며 조금 마시는 정도이기에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눠먹으려고 하나는 보통맛, 하나는 제일 매운맛 시켰는데 여기 와서 맵찔이가 됐는지 너무너무 매웠다. 익숙한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아니라 향신료 특유의 매운맛? 그래도 맛있어서 나중에 다시 올 것 같다.



오랜만에 외식을 해서 일까. 배가 너무 불러 도저히 바로 카페를 갈 수 없었다.(아무리 디저트 배가 있다고 해도 예외는 있는 법) 산책을 하려고 한 번도 걸어 가보지 않은 동네까지 룸메이트와 걸으며 주변을 구경했는데 점점 익숙해져 가는 자그레브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신이 났다. 한참을 걸어 다시 중심가로 돌아오니 오랜만에 발견한 대성당. 언제쯤 저 보수 공사는 끝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Amelie. 평소에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카페 아멜리에 왔다. 조그마한 잔에 담긴 라떼 한 잔과 케이크 하나를 주문했다. 배부르다는 핑계로 맛만 보자며 하나만 주문했는데 한 입 먹자마자 후회했다. 너무너무 맛있다. 이 가격에 이런 맛까지. 나중에 또 방문해서는 1인 1 조각할 거다 정말.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자그레브 사람들 전부 옐라치치 광장으로 바람 쐬러 나온 느낌이었다. 역시나 이날도 열리는 자그레브의 장터. 새로운 컨테이너가 광장 한 구석에 크게 놓여있어 호기심에 들어가 봤더니 크로아티아의 수많은 섬에서 나는 특산물을 파는 곳이었다. 오늘도 사고 싶은 것들이 한 두 개가 아니었지만 나중에, 한국 갈 때, 한 번에 사자고 다짐하며 지갑이 나오려는 걸 막았다. 휴



이왕 나간 마실, 쇼핑까지 완벽하게 하려고 자라, H&M, 망고 등등 들러서 구경했다. 그중, 자라에서 괜찮은 옷 있어서 입어봤는데 엄마야. 그냥 볼 때는 몰랐지만 입어보니 외국 언니들 취향 저격하는 가슴 파임에 놀라버렸다. 마음에 들었지만,,, 한국에서 못 입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그대로 놓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도착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는데 치즈가 나를 보는 둥 마는 둥. 거의 다 잊은 거 같아서 속상했지만 그래도 귀여우니까 봐주는 걸로.



아니 미친놈들이...? 새벽 3시인데도 펍 문 열어 놓고 음악 트는 거는 무슨 경우일까. 너무너무 궁금한 게 나 말고도 여기 거리에는 출근도 하고 등교도 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데 왜 아무도 신고 안 하는 거죠? 크로아티아어 할 수 있는 사람들, 제발 저 대신에 신고 좀 해주세요(엉엉) 잠은 안 오고 침대에 누워있는 내내 뒤척였는데 이 와중에 한국 도착해서 인천공항에서 대구로 가는 버스 편 알아보는 치밀한 새벽을 보냈다. 참고로 꼬질꼬질하게 집으로 가기는 싫어서 샤워까지 하고 버스에 탈 계획까지 야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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