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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15. 2020

[DAY60] 맵찔이가 되었지만 매운 건 주기적으로

지수 일상 in Croatia


체코 다녀온 후 이스터 월요일이라 오늘은 휴강인 날! 원래는 요양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원체 밖순이인 스타일이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 몸이 찌뿌둥했다. 후배 지원이도 나와 비슷한 처지라 우리는 또다시 뭉쳤다. (사실 내가 답답해서 연락했더니 지원이는 이미 시내 근처 레스토랑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었다. 대단한 녀석.) 후다닥 대충 씻고 나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Goodfood라는 곳으로 갔다. 샐러드, 샌드위치 등 신선한 음식을 주로 파는 곳이라 나중에 한번 가 봐야지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맛도 있고 든든해서 만족했다. 자그레브에서는 오랜만에 먹는 바깥 음식(외식)이었는데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사실 여행하면 매일이 바깥 음식...ㅎ)



날씨도 좋아서 옐라치치 광장의 한쪽의 테라스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햇빛이 눈부실 정도로 강렬했지만 춥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이런 날은 무조건 테라스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사실은 뜨겁) 고소한 라떼 한잔은 행복인 것 같다. 각자 여행지에서 돌아온 지 하루, 또는 이틀밖에 안 되었지만 이날 만나서 또 어디로 갈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했다. 우리 학생 말고 여행가 같아, 전업 여행가!



여행가의 삶은 이렇게 고달픈 건가? 집에 와서는 사둔 게 없어서 묵혀둔 고구마를 삶아 먹었다....(에휴) 식사로 먹을만한 것은 없어도 음료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아이스티를 사 두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아는 맛인 듯하지만 처음 먹어보는 맛! 앞으로도 종종 사 먹을 것 같다.


다음날, 오전에 수업을 다녀오는 길에 나는 처음으로 한인 마트에 들렀다. 왜냐하면 전날 후배 지원이가 까르보 불닭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수업하는 내내 한인마트에 사 까르보 불닭을 사러가는 상상까지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손만 씻은 채 바로 조리에 들어갔고 순식간에 완성했다. 한 입 먹고 나서는 울 뻔했다. 맵찔이가 되어버렸는지 까르보가 들어갔지만 매콤해서 헥헥 거리며 먹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너무나도 맛있었기 때문이다. 불닭은 사랑입니다. 입이 제대로 터졌는지 후식까지 챙겨 먹어야겠다며 룸메가 한국에 갔다가 사온 짱구까지 먹어주었다. 이렇게 알찬 하루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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